<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15)

"우리 잠깐 얘기 좀 합시다..."

그가 말을 꺼내려고 하자, 클라우디아는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그녀가 지갑에서 머리핀 몇 개를 꺼내는 것을 고비는 바라본다. 그녀는 머리핀머리 부분을 비튼다.

"이젠 도청 걱정 안해도 돼요. 얘기해 보세요."

"원래 나리타에서 사토리 사람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소. 그런데 비행기가여기 제7우주정거장으로 오는 바람에..."

"괜찮아요 프랭크, 뉴도쿄까지 별일없이 도착하시도록 해드릴게요.""누군가가 날 죽이려고 했소. 알고 있소?"

"알아요. 다신 그런 일 없을 것예요. 걱정마세요."

그녀가 그를 안심시킨다.

"그 사이보그는 어떻게 해서 기내에 들어온 거요?""진짜 부토가 못 와서 아마 계획에 차질이 생겼던 것 같아요. 어쨌든 중요한 건 프랭크가 여기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거예요"하며 그의 가슴을 쓰다듬던그녀는 그대로 거기에 손을 넣어둔 채 말을 잇는다.

"그리고 직접 그 자를 막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에요."

야릇한 표정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간다.

"그럼 클라우디아가 막은 게 아니라는 거요?"

고비가 이마를 찌푸린다.

클라우디아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마치 고양이가 가르릉거리는 소리 같다.

"프랭크."

잠시 후 그녀가 쉰 목소리로 말한다.

"변동사항이 있는데 프랭크도 알아두면 좋을 거예요.""뭐요?"

"실종된 카즈오 하라다 회장을 찾아낸 것 같아요.""아니, 그럼 어디에 있다는 거요?"

"여기 제7우주정거장이요."

"뭐라구요!"

"자, 이제 옷이나 입으세요. 그 다음 얘기는 식사나 하면서 하자구요."

마쓰식당은 15층에 있는 별 네개짜리 고급식당인데 입구는 어엉으로 엮은차일식으로 되어 있고 그 안에는 옛날식 물레방아가 물을 뿌리며 돌아가고있다.

"이거 가짜죠, 그렇죠?"

고비가 유리벽 너머 칠흑 같은 태평양을 바라보는 것을 보며 클라우디아가말한다.

신일본이 있어야 할 자리가 바로 저기 쯤일 것이다.

그러나 그 곳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