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PCS(개인휴대통신시스템)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한국통신은 4일자로 긴급 제안요청공고를 내고 97년 6월까지 관련 시스템을개발해 한국통신에 PCS시스템을 공급할 업체를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통신은 특히 공고를 통해 교환기, 기지국제어기, 기지국, 가입자정보처리장치,단말기 등 PCS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관련 장비일체를 일괄적으로공급할 업체를 선정키로 하고 참가자격을 CDMA기술보유업체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의 통신장비 시장인 한국통신에 대한 장비공급권을 획득하기 위한 국내장비업체들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통신의 이번 PCS시스템 개발 및 구매계획에는 지금까지 한국통신이유지해 온 개발및 구매체계와 비교해 주목할 만한 변화가 몇 가지 엿보인다.
우선 개발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CDMA기술보유업체로 한정했다는점이다. 한국통신은 공고에서 "국설 대형전전자교환기 기술을 확보하고셀룰러 CDMA 또는 PCS CDMA시스템을 개발하여 상용수준 정도의기술력을 확보해 완전한 PCS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업체또는 연합체 "에게 참가자격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또 공동개발과정에 참여한 업체라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시스템 공급자격이자동 부여되지 않는 점도 이번에 공고한 제안요청 내용의 특징중 하나이다.
한국통신은 개발시스템 평가시 성적이 가장 우수한 1개사에게만 우선공급권을 부여하고 차점자에게는 호환성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공급권을 부여키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그동안 국산 전전자교환기(TDX)를 비롯한 주요 통신장비조달과정에서 개발참여업체들이 한국통신의 구매물량을 사실상 나눠먹기식으로 분할해왔던 관행과 비교해 볼 때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한국통신이 이처럼 업체간의 실질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장비조달체계를 마련한 것은 시장개방 및 전면경쟁체제라는 통신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한국통신으로 하여금 국영통신사업자라는 틀에 안주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통신도 이제 국익보다는 사업성을우선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해 경쟁시대를 맞이한 한국통신의 변화를대변했다.
또 지난해 초부터 시분할다중접속(TDMA)방식으로 PCS기술을 개발,CDMA기술에 있어서는 다소 뒤쳐진 한국통신으로서는 오는 98년 초부터 PCS서비스를 무리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경쟁 개발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불과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완성된 제품을 개발해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는빡빡한 일정이 이같은 [긴급제안요청공고]를 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등 주요 장비생산업체들이 오는 6월 PCS사업권을 획득해 한국통신의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상위 2개사선정]방식을 채택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오는 97년부터 3~4년간에 걸쳐 1조에서 1조5천억원에 이를 한국통신의 PCS장비 구매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장비업체의 경쟁은 지금까지와는비교가 안될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될 전망이다.AT&T,모토롤러 등 이미 CDMA방식 PCS개발을 완료해 놓은 미국업체들의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지도 향후 공급업체 선정과정에서 핫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