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21)

"프랭크는 앞으로 부상할 그 분야 전문가 중의 한 사람으로 예의 주시하고있었죠. 그 전문가들의 수도 그리 많은 게 아니구요."그리고는 슬쩍 미소를띠며 말을 잇는다.

"언젠가는 메타 과학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탈지도 몰라요. 어때요,그럴싸하죠?"

클라우디아의 사탕발림 같은 소리를 무시하며 고비가 말한다.

"어떻게 내 연구 내용을 알아냈느냐고 하지 않았소?""가르쳐주면 도와주실래요?"

그리고는 잠시 후 다시 말을 잇는다.

"알았어요. 말해줄게요. 알고 싶으시다는데 말해드려야죠.""그래요, 계속해요."

"후지무라라는 이름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고비가 고개를 흔들며 묻는다.

"아뇨, 누구죠?"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에요."

후지무라라고? 그래, 그 백혈병을 앓던 젊은 학생이었지. 고비의 치료 모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특별 요청을 했었고, 마침내 때가 되자 사후 세계로가는 길에 고비가 함께 하기를 부탁했었다. 그는 고비가 다운로드에 성공한최초의 사람들 중 하나였다.

"이제 기억이 나시나 보죠? 후지무라는 자원봉사자로 사토리에서 일했는데프랭크 솜씨가 훌륭하다고 많이 고마워했어요."

"그런 걸 거기서는 어떻게 알고 있소? 나는 그가 죽을 때만 같이 있어서누구한테 얘기할 수는 없었을 텐데 말이오."

"그건 초보적인 일이에요. 오우이자보드로 그 사람과 연결되고 있었거든요.

다운로드한 걸 알려 주더군요. 이제 됐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서두르며 말한다.

"자, 이거 마저 마시세요. 골프하는 사람들이 다 나갔으니까 이제 우리 일을할 때가 된 것 같네요."

클라우디아는 고비와 팔짱을 낀 채 쾌활한 목소리로 말한다.

"보세요, 프랭크."

마치 전망대에서 제7우주정거장의 이모저모를 구경하는 관광객처럼 손가락을들어올린다.

"고바야시의 개인 사무실은 26층에서 28층까지에요. 개인 아파트는 28층에있구요. 저기 장밋빛으로 빛나는 창문들 보이죠? 바로 저기가 아파트에요.

굉장한 미술품을 다 거기에 소장하고 있다더군요."

클라우디아의 얼굴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목소리만은 아무도 알아듣기 힘들정도로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