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31)

카운터에서 기구를 반환할 때 안내원이 묻는다.

"재미있으셨습니까?"

고비의 찢어진 옷과 산소튜브를 보고도 별 말이 없다.

"아까 한 말이 딱 맞았소. 처음 하는 사람한테 따르는 운(운) 말이오."궤도를 도는 곤돌라 욕탕은 매 몇 분마다 스파데크에서 출발한다. 그 온천은우주정거장의 항공전철을 따라 운행한다.

분홍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클라우디아는 고비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있다. 약속보다 늦은 것이다.

어두운 파란색 코트를 입고 플랫폼 가까이 다가오는 고비가 보인다. 발에조리를 신고 있다. 클라우디아는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성지순례자 같은데요. 아니면 야쿠자나."

고비는 레이밴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걱정했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이걸 가지러 방에 갔었소."

"선글라스를요? 뭐 잘못 드셨어요? 여긴 마이애미 해변이 아니잖아요.""괌은 어떻소? 하와이는?"

"프랭크, 정말 괜찮으세요?"

클라우디아의 얼굴이 자못 심각해진다.

"라커룸에서 사우나를 지나는데 야쿠자 몇이 안에 앉아 있지 뭐요?""그래서요?"

"그랬다는 것뿐이오. 그 사람들이 끼고 있길래 나도 끼고 싶었을 뿐이오.

여긴 다들 휴양 오는 곳인가 보오."

클라우디아는 고비의 넓은 소맷자락 속에 손을 넣어 팔을 만지며 말한다.

"그러지 마세요. 야쿠자가 뭔데 그러세요?"

"나를 악동으로 만드는가 보오."

"참 이상하세요."

스파 안내요원이 그들에게 다가와 절을 한다.

"안녕하십니까? 저희 온천은 11시에 문을 닫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그리고는 곤돌라를 하나 잡는다.

"자, 들어가시죠."

그들은 안으로 들어간다.

우주 문이 열리자 곤돌라는 45분간의 여행을 떠나기 위해 덜커덩 앞으로나아가기 시작한다.

"일본 사람들이나 되니 이런 걸 생각해 낼거요."

찬탄하는 목소리로 고비가 말한다.

"궤도를 순환하는 온천이라. 별나라 온천. 한마디로 기발하군.""어머, 보세요!"

밝은 빛을 뿌리며 유성 하나가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