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33)

그의 입을 맞추며 클라우디아가 그에게서 미끄러져 내려온다.

그리고는 몸을 헹구더니 갑자기 고비의 어깨에 뜨거운 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앗, 뜨거!"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이건 아무 것도 아니에요. 훨씬 뜨거울 수도 있다구요.""알았소, 알았어.

"

"근육을 풀고 피로회복하는데는 그저 이게 최고에요. 내가 약속한 대로죠?저 위에 있을 때 정말 멋있었어요. 그거 가지고 있죠?""그거라니, 그게 뭔데?"

클라우디아는 물 붓는 것을 멈춘다.

"하라다 다운로드 말이에요. 우리 회장의 의식이요. 성공한 거죠?""아참,내가 잊어버리고 말을 안했구먼."

클라우디아가 그의 앞에 선다.

"말을 안하다니요? 뭘요?"

그녀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진다.

"그건 하라다가 아니었소. 난 벌써 아는 줄 알았는데?""2802호로 갔었잖아요?"

조심스럽게 말을 잇는다.

"가긴 갔었소. 그런데 거기 있던 사람은 하라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소. "

"다른 사람이요?"

"그렇다니까. 훨씬 나이도 많고 병든 사람이었소. 내 생각엔 고바야시 류타로 같더군. 임종의 자리에 누워 있는 고바야시."

"그럼 고바야시를 다운로드했다는 말이세요?"

"괜히 놀란 척하지 말아요. 날 거기로 보낼 때부터 알고 있었잖소? 그게원래 계획이었고. 바로 신종 산업 스파이 아니오?"

클라우디아는 몸을 돌려 옷을 찾는다. 그녀가 다시 돌아섰을 때는 볼펜사이즈만한 레이저총이 손에 들려 있다.

"미안해요, 프랭크. 물에서 나갈 때가 되었군요. 곧 온몸에 주름이 질텐데……."

"사람 놀래키는 데도 수준급이군."

하나도 놀란 것 같지 않은 목소리로 고비가 말한다.

"나한테 겨누고 있는 것, 별로 재미없는 것 아니오?"그가 다가선다.

"조심해요. 이건 장난이 아니라구요."

"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날 사랑한다고 한 지 채 한 시간도 안되지 않았소?"

"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비즈니스하고는 별개 문제죠.""아이구."

고비는 한숨을 쉰다.

"또 그 지겨운 말이로군. 제일 안 어울리는 순간에 꼭 튀어나온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