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통신사업권을 잡아라 (14);동부그룹 TRS

동부그룹(회장 김준기)은 건설.운송.철강.중화학공업 등 국가 기간산업과보험등 금융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물류와 유통.금융 등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분야를 주력육성하고 있는 동부그룹의 입장에서 이번 신규통신사업은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동안 저울질해온 국제전화와 전국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중 최종적으로TRS부문을 선택한 것은 이같은 동부그룹의 컬러와 무관치 않다. 전국적인무선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는 무선통신 분야가 그룹의 특징을 극대화할 수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이 이동통신 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2년 재계를 뜨겁게 달궜던 제2이동전화 사업자 경쟁에 뛰어들면서사실상 정보통신 서비스분야를 그룹의 주력 부문으로 육성하겠다는 장기전략을 확고히 했다는 게 동부그룹의 설명이다.

또한 제2 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에 주주로 참여하면서 부분적으로나마통신서비스에 대한 "감각"을 갖췄다고 자평하고 있다.

현재 동부그룹의 전국TRS사업 준비는 그룹 직속기구인 통신사업본부가 진두지휘를 맡고 있다. 그룹의 해외통으로 알려진 유시영전무가 총괄 책임을맡고 있으며 계열사 사장단 6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와 기획담당 임원 11명으로 이루어진 운영위원회가 측면 지원부대를 결성、 총력전 태세를 갖추고있다.

이번 통신사업권 경쟁에서 동부가 내세우는 강점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기술 국산화" 계획이다.

정보통신부문의 유망 중소기업을 대거 컨소시엄 파트너로 확보、 단순한자본결합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자본 동원력보다는 기술력위주로 선정、 내부적으로 수평.수직 계열화체제를 확립해 타신청업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동부측은 현재 단말기를 비롯해 교환기.기지국.안테나 등 TRS사업추진에 필요한 소요기술을 가지고 있는 50여개의 전문중소기업을 확보했다는설명이다.

동부는 또 TRS시스템 부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스웨덴의 에릭슨사를 기술협력업체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사업권 준비작업을가속화하고 있다. 에릭슨측은 이번 동부와의 제휴를 계기로 TRS시스템 분야에 대한 점진적인 대한 기술 이전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들어 무선통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중국.인도.동남아등에 해외시장 진출에 양사가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동부는 이번 사업권 경쟁이 "하드웨어"적인 그룹의 색깔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동부산업내에 정보통신사업본부를 조직、 시스템통합(SI).SW개발등에 집중 투자를벌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장기전략의 일환이다.

지난 94년에 개소한 정보기술원과 지난해 10월 문을 연 그룹 기술원의 핵심사업도 정보통신분야에 집중돼 있다.

동부의 2000년대 경영목표는 "종합정보통신기업"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약2천억원의 통신관련 신규투자 및 연구개발비를 책정하는 등 오는 2000년까지총 1조원정도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최승철기자>

유시영 전무 (동부그룹 통신사업본부 본부장)

"동부그룹은 이번 통신사업 진출을 그룹의 단기적인 매출증대라는 시각으로바라보지 않습니다. 내부적으로는 21세기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는기회이며, 대외적으로는 국내 통신 사업의 수준을 국제화할 수 있는 계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준비중인 전국TRS사업 계획도 이러한 거시적인 접근방법에 충실한다는것이 기본전략입니다. 통신장비와 소프트웨어.운용기술을 막론하고 빠른시일안에 TRS와 관련된 모든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사업계획서에 담아낼 계획입니다. 현재 기술협력사로 확보한 스웨덴의 에릭슨사와도 이 부분에 대해 실질적인 합의를 본 상태이며 향후 해외시장 공동 진출에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물론 이러한 동부그룹의 의지가 사업자선정과정에서 제대로 평가될 것으로 믿습니다.

특히 컨소시엄 구성은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미통신 관련 유망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0여개 업체와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합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또 지난 92년 이동통신사업권 경쟁에 참여해 본 경험도 이번 경쟁에서 자신감을 가지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