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34)

"저쪽으로 앉으세요."

그녀는 창가의 회전 의자를 가리킨다.

"말해보세요. 언제 나한테서 마음이 돌아섰죠?"

거의 후회하는 빛을 띠며 그녀가 묻는다.

"라커룸에서 그 야쿠자들을 보았을 때요."

"그 사람들이 뭘 어째서요?"

"내 레이밴이 갑자기 생각난 거요. 써도 되겠소?"

"허튼 짓은 생각도 마세요."

"내가 어찌 감히 그러겠소?"

"쓰세요."

다시 총을 휘두르며 클라우디아가 말한다.

"그걸 그렇게 쓰고 싶다면 써야죠."

"고맙소."

그는 레이밴을 꺼내더니 얼굴에 쓴다.

"그런데 사실 이건 보통 선글라스가 아니라오. 특수 인공지능 렌즈인데 무엇보다 안에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들어 있다오."

"그래서요?"

"책을 하나 쓰려고 하는데, 거기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뭐든지 녹화를 하도록프로그램을 해놓았소."

"그래서요?"

클라우디아가 다시 조심스럽게 묻는다.

"내가 비행기 안에서 이걸 끼고 있었다는 걸 잊었거든."고비는 그녀의 얼굴에 이제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 스치는 것을 보고 미소를짓는다.

"이제 알겠소?"

"기내에 있는 동안 내내 다 녹화를 했다는 말이에요?""그렇소."

"방에 올라갔을 때, 그래서 녹화한 걸 다 봤어요?"

"거의 다. 좀 건너뛰기는 했지만."

그녀가 미소를 짓는다.

"머리가 좋긴 좋으시군요. 그래, 뭘 보셨어요?"

"내가 뭘 보았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뭘 알아냈느냐가 중요하죠.""그래,뭘 알아냈죠?"

그녀의 입술에 미소가 흐른다.

"클라우디아가 부토를 없앴죠? 꼭 혼자는 아니었어도."클라우디아가 창밖을 내다본다.

"흥미있는 얘기군요. 하지만 시간이 없네요. 마무리할 때가 되었어요. 안됐지만 이건 해야 해요"하며 전선과 클립이 달린 작은 상자를 하나 꺼낸다.

"여기다 고바야시를 다운로드 하라는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