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37)

남자의 어깨에는 수소 골프채뿐만 아니라 다른 유용한것이 담긴 가방이 얹혀져 있다. 6cm짜리 케이블을 끊고도 남을 정도로 효력좋은 우주 활과 활촉이 그것이다.

그물 안으로 몸이 먼저 빠져나가더니 가방을 잡아당긴다. 그리고는 가방을어깨에 다시 얹은 채 라운지로 돌아간다.

그만하면 꽤 괜찮았지? 스릴 만점이었어.

고비는 곤돌라의 지붕에 달려 있는 창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본다. 케이블선하나가 아직도 매달린 채 흔들거리고 있다.

클라우디아는 케이블의 끝을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말한다.

"50구경쯤 되겠군요. 저런 강철을 잘라낸 걸 보면 틀림없어요.""온천이 뭔가 했더니 바로 이런 거로구먼."

고비는 간이의자에 앉으며 냉장고 문을 연다.

"기왕 여기 이렇게 있을 건데 마실거나 있나 좀 봅시다. 자, 뭐가 있나?흠, 맥주 두 병에 오징어 한 마리라……. 구조단이 오려면 얼마나 걸릴 것같소?"

"산소는 얼마나 남았어요?"

"산소? 향은 뭐로 하겠소?"

그는 냉장고 뒤에서 캔을 몇 개 찾아낸다.

"순록 산소라……. 곰 발톱향, 고래 쓸개향. 히야, 여기 호랑이 고환향까지있는데? 이거 다 정력제요? 이런 것 불법 아니오? 거참, 꽤 퇴폐적인 냉장고로구먼."

클라우디아는 고비 옆의 의자에 앉더니 옷을 꽉 조여맨다. 우주 공간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소, 클라우디아?"

그녀가 고개를 돌린다.

"뭔데요?"

"그 디엔아이 다운사이전가 뭔가 하는 걸 고바야시한테 직접 쓰지 무엇 때문에 날 끌어들인거요?"

"그럴 수가 없었어요. 거기 보안 상태 봤잖아요? 직접 하는 길 밖에 없었죠. 원거리 트랜스퍼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프랭크 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었고."

"미안하게 됐수다. 다음에는 더 잘해 보도록 하죠."

계속해서 창밖을 내다보던 클라우디아가 갑자기 소리친다.

"저게 뭐예요?"

멀리에 헤드라이트 두 개가 빛나고 있다. 뭔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것은 오른쪽 방향에서 그들의 곤돌라를 향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