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관 기자 *
"노츠는 죽지 않았다."
인터네트 보급 확대로 차질을 빚어온 미국 로터스 디벨로프먼트사의 노츠시장 확대전략이 크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IBM이 35억달러에 로터스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이 회사의그룹웨어(네트워킹 소프트웨어)인 "노츠"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PC 네트워크 환경의 확산 추세에 비추어 로터스 노츠의 시장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었다.
IBM이 로터스를 인수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다. 인터네트라는 복병이 출현한 것이다. 국경을 넘어세계를 하나로 잇는 국제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네트가 예상외로 빠른 성장을거듭하면서 노츠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시들해졌다.
굳이 값비싼 노츠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인터네트 웹을 활용해 기업 네트워크구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츠는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노츠의 최대 사용업체중 하나인 컴팩 컴퓨터사도 자사 협력업체 및 대리점들과의 정보교류 수단으로 앞으로 노츠 대신 인터네트 웹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유는 물론 엄청난 비용차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짐 만지 사장을 비롯한 인수전의 로터스 최고경영진도 잇따라 회사를떠남으로써 로터스의 미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생겨났다. 최근 취임한마이클 지스만 로터스 신임사장은 이에 따라 노츠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나섰다.
노츠가 인터네트의 "희생자"가 아니라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것이 그것이다.
인터네트 웹의 확산 및 그에 따른 인트라네트(웹기반 네트워크)의 확대에편승, 노츠의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이른바 "동반 성장속의 경쟁" 전략이다.
인트라네트의 확산으로 정보공유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잘 이용하면 인트라네트보다 보안이나 자료 동시복사등 기능면에서 우수한 노츠의 시장 확대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로터스는 실제로 노츠를 이용하는 PC수가 지난 6개월간 일반의 예상과는달리 2배가 늘어나 현재 4백50만대에 달한다고 밝히고 인터네트와 노츠의 연계전략으로 오는 98년엔 2천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로터스의 이같은 전략 수행의 1단계는 최근 데스크톱용 제품가격을 1백55달러에서 69달러로 인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츠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장 큰 이유가 비싼 가격 때문이라는 점을고려해, 웹 프로그램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담고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로터스는 노츠와 인터네트를 상호연계시키는 제품을 잇따라 출하하고 있다.
노츠에서 작성한 자료를 웹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 "인터노츠 웹 퍼블리셔", 웹 브라우저를 내장한 "노츠 버전4"등이 이미 출하됐고 웹의 주요 표준및선사의 자바를 사용한 "노츠 서버"의 신버전도 준비중이다.
이렇게 되면 노츠는 웹 서버로 사용할 수 있게될 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웹브라우저와도 함께 사용할 수 있게돼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회사측은기대하고 있다.
또 최근 열린 로터스의 연례 제품발표회인 로터스피어에서도 이 회사는 웹관련 노츠제품을 상당수 선보여 인터네트와 노츠 연계가 이 회사 제품전략의핵심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인터네트 연계전략으로 로터스의 예상대로 오는 98년 노츠의 사용자가 2천만명에 이르면 이 회사의 연간매출액은 25억달러에 달하고 순익이 5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IBM은 노츠 사용자에 네트워크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대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돼 로터스 인수는 성공작이란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터스의 전략이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시장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경쟁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관건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로터스의 노츠와 같은 그룹웨어로 개발한 "익스체인지"를곧 출하할 예정인데다 인터네트 시장중시 전략으로 선회, 로터스와 곳곳에서부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