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패커드 벨사, 러시아 컴시장서 "패커드 벨 신화" 창조

미국의 컴퓨터회사 패커드 벨사가 1년 반만에 러시아 컴퓨터시장에서 리더그룹으로 부상, "패커드 벨 신화"를 낳고 있다.

러시아에서 컴퓨터를 판매한 지 2년이 못되는 이 신출내기 기업이 확보한딜러만도 1백여개가 넘는다. 모스크바와 북쪽의 페트로자봇스크, 시베리아의톰스크 등 전국의 주요 지역에는 총괄 대리점도 세워졌다. 지난주에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 대표부가 문을 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 벨로루시 그리고 몰다비아 등 러시아 주변국에 있는 딜러도 2백50개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패커드 벨이 독립국가연합에서 올린 PC판매 수입은 94년에 비해 두배반 늘어났다. 마케팅 전문기관이 분석하는 패커드 벨의 시장점유율은 10%내외다. 여기에다가 비공식적인 통로로 들어오는 이른바 "암거래" 물량까지합치면 15%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는 겨우 일년 반밖에안된 신규 기업으로서는 놀랄만한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름있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러시아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으로 볼 때 패커드 벨의 성공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패커드 벨" 신화라고 일컫는 까닭도 여기에있다.

패커드 벨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표부 이름을 오피스 컴퓨터 시스템스(OCS)라고 붙이고 마케팅을 활성화하겠다고 이회사의 중유럽및 동유럽담당 알기보니 사장은 밝히고 있다. 새로운 마케팅 차원에서 러시아에서 패커드 벨사가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패커드 벨, 러시아를 전세계와 온라인으로 잇는다"라는 구호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러니까 올 1월초부터 러시아전역의 패커드 벨 딜러들은 벨 컴퓨터를 사는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인터네트에 연결시켜 주고, 열 시간 동안 온라인 상태로 인터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한편 온라인 서비스는 벨 컴퓨터를 판매하는 아이 비 에스라는 현지 법인이얼마전 "러시아 온라인"이라는 상품을 마케팅 상품으로 처음 선보인 적이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이번에 패커드 벨까지 온라인 홍보에 가세했기 때문에 앞으로 판매전략 차원에서 무료로 국제 정보통신망과 연결시켜 주는 이같은 움직임이 컴퓨터 판매업자들 사이에서 유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우선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들이 온라인 혜택을 보게 되지만 점차모스크바, 에카테린부르크를 비롯한 다른 주요 도시들에게도 이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패커드 벨의 계획이다.

한편 패커드 벨의 동유럽담당 본부장인 아벨 그로스만은 "앞으로 러시아컴퓨터시장은 교육프로그램이 좌우할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런 전망과 관련하여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눈으로 보는 물리 공부"라는 새 소프트웨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교육용 프로그램 패키지는 스틴스 코만이라는 모스크바 현지 법인이 러시아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틴스 코만담당자는 학교의 컴퓨터 교육 강화 움직임에 발맞춰 "가정 학교 대학"이라는 또다른 패커드 벨의 교육용 프로그램도 러시아판으로 제작하고 있다고전했다.

패커드 벨의 신화를 거울삼아 러시아의 교육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올해 한국 기업들의 분발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