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45)

"그래, 그 말을 믿었소?"

"여보세요."

손가락으로 고비의 가슴을 찌르는 시늉을 하며 제시가 말한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그런 일 알아보라고 사람들을 데리고 다닐 만한 규모가못 된답니다. 그래, 그들이 말한 대로 가져다 주고 끝냈어요. 되게 고마운척하더군요. 보안책임자라는 자한테서 사케까지 한 케이스를 받았어요. 그사람 이름이 뭐더라?"

"다나카 액셀이요?"

"그래요, 다나카에요. 저기 위층에서 우리한테 손 흔들고 있는 사람 보이죠? 같이 인사해 줍시다, 우리. 안녕하세요?"

고비도 현창 밖으로 내다본다. 계단을 내려오는 다나카 뒤로 낮의 그 건장한남자 둘이 따라오고 있다.

제시가 톰에게 이른다.

"우리 이쁜이 아가씨하고 같이 여기 있는 게 좋을 듯 싶은데 괜찮겠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말야."

"물론입죠, 선장님."

출입문을 열면서 톰이 미소를 짓는다.

"금방 올게."

제시가 그 큰 엉덩이를 출입문 밖으로 내밀고 선다.

"오시는 거예요, 박사님?"

고비에게 돌아서며 말을 잇는다.

"박사님 환영 인사들이 저렇게 와 있으니까 기분 괜찮죠?""여기 바짝 붙어서 가고 있습니다."

제시는 무궁화 향이 나는 공기를 한 번 깊이 들이마시더니 사다리의 디딤대를 딛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넓은 어깨와 곱슬머리가 잘 생겨 보이는 여자다. 엉덩이에 한 손을 대고근육질 팔을 뻗은 모습은 발 끝에서 머리 끝까지 멋진 우주선 선장이다.

"안녕하십니까, 다나카씨?"

"환영합니다, 코코란 선장님. 무엇보다도 저희 손님을 무사히 모셔다 주시고곤돌라까지 이렇게 가져와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바닥으로 내려서는 고비는 온천에서 입었던 얇은 가운을 입고 맨발인 채로 서 있는 자신이 벌거벗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움만 된다면야 뭐든지 해야죠. 사실 이 교수님 한 분 모셔오는 게 그렇게힘들 건 없잖아요?"

다나카와 그 부하들이 의미심장한 눈길을 교환한다.

"잘 이해가 안 되는군요. 박사님은 곤돌라가 궤도에서 이탈할 당시 클라우디아 카토양과 함께 계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박사님을 구조하셨을 때,다른 분이 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