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통신사업권을 잡아라 (22);한국전자 수도권TRS

한국전자(대표 곽정소)는 우리나라의 전자 산업 초창기인 60년대말 TV를시작으로 각종 전자 제품을 생산해온 종합전자 업체다. 전자분야의 기초 부품인 트랜지스터 등 부품산업을 기반으로 전문 업체의 명맥을 이어온 국내전자산업의 터줏대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전자는 전자산업 중에서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가지지않는 특정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독특한 기업 컬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자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주로 기업이나 수출 시장을 겨냥한 것들이다.

한국전자가 굳이 다른 통신사업을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이권"이 적다고평가되는 수도권지역의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을 선택한 것도 바로 이같은기업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즉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한국전자의 색깔로 볼 때 특정 지역을대상으로 하는 기업통신서비스인 지역 TRS사업이 가장 적격이라는 판단을내렸다는 설명이다.

한국전자는 지난해 말 25명의 사내 정보통신 전문 인력으로 정보통신사업팀을 구성, 사업계획서 작성과 컨소시엄 구성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통신사업팀의 팀장은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장실 실장인 김충환전무가 맡고 있다.

한국전자가 내세우는 강점은 대체로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27년간 쌓아온 전자 분야의 기술력이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전자기기 등을 생산해오면서 축적된 기술적인 노하우는 현재 수도권 TRS사업에참여하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비교하기 힘들만큼 완벽에 가깝다고 자평하고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무선호출 단말기 등 통신기기와 시스템분야에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 통신사업을 위한 자격 요건 갖추기에 열성을 보이고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인 우위라는 측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게 한국전자측의 설명이다. 다시말해 통신사업을 시작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밑바탕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륙전자.신한전자.태석정밀.싸니전기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사가 포진, 종합적인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튼튼한 재무구조와 건실한 기업이미지다. 무리하지 않는기업 경영철학과 전자 전문기업으로서의 정도를 지켜왔다는 건실함이 공익성을 강조해야하는 통신사업자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전자는 이번 통신사업 참여가 21세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결합한 일류 전자통신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권을 획득하는 올해부터 2004년까지를 포괄하는 중장기 사업전략을 수립,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부터 98년까지 1단계 기간동안에는 TRS 상용서비스를 기반으로무선통신서비스 운영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각종 부가통신서비스 개발에 주력할예정이다.

이어 2001년까지 2단계기간에는 부가통신서비스를 상용화하고 TRS망을 이용한 무선데이터통신 등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개발해 본격적인 기술 수출 기반을 구축하고, 3단계인 2004년까지는 해외통신사업자와의 연계를 통해 글로벌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컨소시엄 파트너로 확정된 기업은 대략 30~40개기업. 서비스 초기 사업의 안정성 확보와 조기 기술개발을 위해 주로 통신기기 제조업체, 서비스수요업체, 해외 TRS 운영업체를 컨소시엄 멤버로 구성한다는 것이 한국전자의컨소시엄 구성전략이다.

<최승철기자>

한국전자 김충환 전무

"이번 정부의 통신사업자 선정은 시장 개방에 앞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위해 추진되는 것입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력이 앞선 기업을 선정해야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얘기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전자는 무선통신에 기초 부품인 기본 RF소자를 비롯해 오디오비디오용 고주파 수신튜너, 수정발진자등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등 깊이있는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하나의 조건인 재무능력 역시 다른 경쟁기업과의 비교 우위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자는 이번 사업자 선정을 단순한 이권사업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워 세계시장에 진출해야한다는 책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업자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정부의 보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기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 매출액의 87%를 수출해온 기업으로서의 장점도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컨소시엄 구성도 기술 확보와 수출 가능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