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의원기자
미국 의회가 지난 1일 드디어 종합통신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클린턴 대통령도 조만간 이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개정된 법안은 통신시장의전면개방과 TV.라디오방송국의 소유제한을 철폐하고 TV에 폭력물 방송을차단하는 칩(일명 V칩)을 반드시 장착할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통신법 개정안의 통과로 미국 통신.방송업계는 61년만에 일대 변화를 겪을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법 개정안의 통과의미와 이번 개정이 향후 미국통신.방송업계에 미칠 영향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이번에 미 의회를 통과한 통신법 개정안은 미국 통신시장에 격변을 몰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35년 제정된 기존 통신법은 통신과 방송등서로 다른 업종간은 물론 통신분야내에서도 지역전화업체와 장거리전화업체간 사업영역을 확실하게 구분, 서로 상대방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엄격하게통제해왔다.
이번 통신법 개정의 목적은 한마디로 완전 자유경쟁을 통한 대고객 서비스의제고에 있다. 통신시장의 영역장벽을 완전히 허물어 기존의 전화서비스업체는 물론 케이블TV업체.전력업체들에게도 통신서비스 사업진출을 허용한다는것이다.
또 개정법안은 장거리전화업체 및 지역전화업체의 시장 상호개방을 허용하고방송사의 전국 네트워크 소유에 대한 제한규정도 철폐했다.
"저가의 서비스 요금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회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통신법 개정으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앞으로각종 통신요금의 인하는 물론 소비자들의 통신서비스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또 청소년들을 범람하는 폭력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TV세트에 V칩을 장착하는 것을 의무화했으며 인터네트를 비롯한 컴퓨터통신에 불건전한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개정안 통과후 공화당의 잭 필드 의원은 "오늘이 바로 정보화시대를 여는첫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의회는 이 개정법안의 통과로 미국에서만 최고 3백만명에 달하는 고용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통신법 개정안의 불완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개정으로 통신 및 방송업계의 소유집중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경쟁이후퇴함과 아울러 일부 집단의 정보독점이라는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것이다.
또한 인터네트에서의 불건전 정보 규제조항에 대해서는 온라인서비스업계가법적 대응을 취하겠다고 나서는 등 음란물 규제와 관련해서도 적잖은 반발에부닥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법안의 의회통과로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국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양상으로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법 개정안의 가장 큰 수혜자인 지역벨사들은 이미 장거리시장 진출 채비를 완료한상태에 있으며 AT&T등 장거리전화업체들도 지역전화업체의 매입에 나서는 등종전의 응전 태세에서 공세적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통신업체들의 방송분야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있었던 월트 디즈니사의 캐피털 시티스/ABC 합병 인수(M&A)나 호주의 뉴스사와 미국 MCI커뮤니케이션스사의 제휴 형태가 될 공산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의 통과가 단순히 통신.방송업계뿐만 아니라 할리우드까지포함하는 미디어분야의 "장벽 허물기"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통신법 개정을 통해 미국 통신.방송업체들은 미국시장내에서뿐 아니라 강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할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