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입찰자격 허용을 둘러싸고 2년 동안 한.미간 통상마찰을 빚어온미국 루슨트 테크놀러지사(전 AT&T 통신장비 부문)의 5ESS 2000기종에 대해한국통신이 2월중으로 입찰참여 자격을 전격 허용키로 함에 따라 국내 국설교환기 시장 판도에 엄청난 파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문제가 됐던 지능망 관련 부문에 대한 성능 시험을 면제하는 조건으로 입찰 자격을 부여할 것으로 알려져 이미 한국통신의 기술조건을 모두 통과한 국내 교환기 4사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8일 한국통신과 AT&T코리아에 따르면 양측은 그동안 5ESS 2000기종이 통과하지 못한 기술항목 가운데 지능망 관련부문을 성능시험에서 제외하는 대신패킷교환기능 부문에 대해서는 한국통신의 기술요구사항을 루슨트사가 개선하는 조건으로 이달중 한국통신 공급자격을 부여키로 했다.
이에 따라 루슨트사는 빠르면 다음달부터 한국통신이 실시하는 시내교환기신규 증설물량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에게는 적용한 기술기준의 일부를 5ESS 2000기종에 대해서는 시험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미국측의 집요한 통상압력의 영향을 받았다는 비난은 면치 어렵게 됐다.
특히 이번에 공급자격을 부여한 5ESS 2000기종이 성능이나 회선당 가격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이라는 점에서 국내 국설 교환기 시장의 급격한 잠식이 우려된다.
한편 9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통신이 구매한 AT&T교환기는 총 19만 회선 3백43억원이며 올해 한국통신이 구매할 총 98만회선 중 5ESS 2000기종이참여할 수 있는 신규 증설물량 입찰은 20여만회선 규모다.
<최승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