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에서 오디오를 불법으로 복제하는 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레코드업체연합(IFPI) 대표단은 최근 모스크바를방문, 국제저작권협약이 건전한 오디오 유통문화의 정착에 긍정적인 환경을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오디오 불법복제행위를 없애는데는 여전히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오디오시장에서 해적행위가 성행한다는것은 유통업계 스스로도 얼마든지 확인해주고 있다.
사실 국제적인 저작권보호 추세에 따라 지난해 여름 러시아 국내의 저작권법이 개정, 보완되고 추가로 부수적인 법률이 통과되어 러시아에서 생산되는오디오 제품은 모두 이 법률의 감시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대표적인 오디오 디스크 생산업체인 "그람 자피시"는 IFPI대표단을 맞은 자리에서 불법복제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인하고 해적행위를 뿌리뽑기위한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오디오 유통업계가 파악하고 있는 오디오 불법복제 규모는 지난해의경우 2억8천만달러에서 3억달러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 저작권협회가지난해부터 오디오와 관련된 허가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유통질서가 흐려져있기는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시장질서의 문란은 이를 지키는 기업들에게 타격을 주기도 한다. 그람 자피시사의 경우 외국음악인의 연주를 담은 콤팩트디스크를 국내에서 생산해서 제네바협약에 따라 사용권을 가지려고 백방으로노력하고 있지만 복제판을 두려워하는 연주가들의 우려로 성사가 기대만큼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디오 해적행위는 중국과 불가리아에서도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가 문제다. 어떠한 오디오제품도 중국에서는통제없이 마구 복제된다는 것이 IFPI의 견해다. 중국은 이 국제단체와 7개월전에 저작권분야에서 해적행위를 막겠다는 협약을 정부차원에서 체결한 바있다. 그러나 사정은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나빠졌다고 IFPI는 보고 있다. 이런 분석은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지적재산권협회도 같다고 IFPI대표단은 전했다.
사실 국제지재권협회의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에서 비디오디스크와 레이저콤팩트디스크, 컴퓨터 프로그램을 합쳐 4천5백만개의 불법 복제품이 유통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해적판 디스크를 만들어내는 30개의 대형업체 가운데중국 정부가 문을 닫도록 조처한 곳이 쉔페이 레이저사라는 한 회사뿐이라고이들 국제기구들은 불평하고 있다. 이와함께 외국의 오디오 녹음업자나 비디오업체들이 중국에서 자유롭게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중국시장을 열려는중국 정부의 노력도 부족하다고 국제지재권협회는 지적하고 있다. 경제자유지역을 포함한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가까운 시일내에 불법복제를 파는 업자들에 대한 대규모의 수색을 단행해서 시장질서를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하고있다. 그러나 마크 드라파겐 지재권협회 대변인은 "불법복제행위가 오디오분야에서 컴퓨터 프로그램분야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그같은 약속은 믿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탁상용 출판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담은 해적 디스크를 홍콩에서는 8달러만 주면 살 수 있다. 그런데 이 디스크의 정상가격은 1천5백달러다.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러시아와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이결과를 별로 기대하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추세로 볼때 오디오제품을 비롯한 SW분야에서 공정거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