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의 어느 한 구석에서 그가 찾고 있는 것을 우연히 찾기라도 할 것처럼 노인은 사무실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잠시 후 그의 눈이 다시 고비에게 멈춘다.
"실종된 남자를 하나 찾으려고 하고 있소."
"이름이 무엇입니까?"
노인은 불안한 손놀림으로 그의 중절모를 만지작거린다.
"기억이 잘 안 나오."
"이름도 모르시는데 제가 어떻게 찾아내죠?"
노인은 한숨을 내쉰다.
"그게 생각이 났다가 안 났다가 한단 말이오."
갑자기 그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생각났소. 그래요. 고바야시오. 고바야시 류타로. 그를 찾아줄 수 있겠소?"
*이제 갈 시간이다.
나리타행 첫 리무진은 45분 후 출발할 예정이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방울이 침처럼 콕콕 찌르면서 고비에게 생기를 불어넣는다. 잠시 후 얼음 같은냉수 밑에 또 한 1분 정도 서 있는다. 그의 오른쪽 뇌와 왼쪽 뇌가 다시 만나고 간밤의 끔찍한 악몽이 잠시나마 물러간다.
이제 그의 앞머리에 텔레비전 화면이 중립에 놓일 때처럼 깨끗한 공간이생긴다. 고비는 재빨리 옷을 걸치고는 가방을 들고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향해 간다.
리무진은 22층에 있다. 고비는 예약을 안 했지만 사실 꼭 예약이 필요한것은 아니었다. 비행 관리인에게 몇 엔을 건네주자 단번에 1순위 대기자가된것이다.
니산 우주 리무진은 늘씬하고 멋진 24석의 Z12 모델로 오후 4시까지 하루여섯 번 정도 우주 정거장과 뉴도쿄 사이를 왕복한다.
고비는 그 날 아침 뉴도쿄에서 전송된 마이니치 신문을 한 부 집어들고 스낵바에서 익스프레소 커피와 계피과자를 아침으로 먹는다.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유엔 평화유지군에 참가했던 실종 일본군, 35년만에 캄보디아의 정글에서발견."
비행기는 아마 만석인 것 같다. 승객들은 몇몇의 비즈니스맨과 허니문 커플, 그리고 외국인들이다. 그 외국인들은 다들 본사에 가는 지사 직원들 같다. 고비는 생각한다. 뉴도쿄에 가는 게 그리 좋은 얼굴들은 아닌 것 같구먼.
누군들 안 그렇겠어? 뼈 빠지게 일만 하는 것뿐 아니라 밤만 되면 오리무중으로 사라지니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