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드혼이 재빨리 서류가방을 든 후 보딩 지역으로 걸어가 Z12기를 타려고하니, 승무원 하나가 완곡하게 길을 막아서며 시계를 가리킨다. 핀드혼은 그래도 그를 무시하며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보딩 지역 쪽의 실랑이가 하시모토의 주의를 끈다. 그는 기다리고 있던 두사람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셋은 모두 그 호주인을 향해 다가선다. 핀드혼은한창 승무원과 입씨름을 하는 중이다.
"이봐요, 난 지금 약을 먹어야 한단 말이오. 의사의 명령이오. 이해 못하겠소? 난 지금 탑승해야 한다니까……."
그러나 하시모토가 다른 두 남자와 가까이 오는 것을 본 핀드혼은 가방으로승무원을 옆으로 밀치더니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달려간다.
"잡아라!"
하시모토가 소리친다.
에스컬레이터를 반쯤 올라갔을 때, 하시모토와 두 사람이 겨우 몇 발짝 뒤에떨어진 상태에서 핀드혼은 갑자기 돌아서며 가방을 내던진다.
그리고 웃옷에 손을 집어넣자 모두들 얼어붙은 듯 제자리에 선다.
핀드혼은 작은 시험관을 하나 꺼내더니 그것을 높이 쳐든다. 세 사람은 동시에 몸을 바닥에 붙인다.
"알다시피 이건 극히 강도 높은 폭발물이다. 이 정도 건물은 눈 한 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질 것이다. 경고한다. 단 한 발짝이라도 다가오면 그 때는끝장이다."
순간 딴 세상 같은 정적이 주위를 감싼다. 이륙장에서 들리는 Z12기의 진동소리만이 정적을 깬다.
마침내 피할 수 없는 광경이 벌어진다.
핀드혼은 여전히 폭발물을 높이 쳐들고 세 사람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라운지 위 쪽에 등을 돌리고 있는 그로서는 에스컬레이터 끝에서 기다리고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 바로 다나카 액셀이다.
다나카의 손에서 불이 번쩍이자 핀드혼은 퍽하고 옆으로 쓰러진다. 그의손에서 폭발물이 떨어져 나오자 하시모토는 그것을 받으려고 점프한다.
일순간이나마 폭발물은 손에 들어간 것 같았으나 곧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와로비 바닥에 떨어진다. 병이 깨지고 내용물이 바닥에 뿌려진다.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로비 전체가 흔들리는 것이 느껴진다. 신문 가판대가넘어지고 신문이 사방에 흩어진다.
다나카가 다가와 묻는다.
"고비씨, 특별히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고비는 그를 바라보며 답한다.
"아뇨. 단 하나, 안녕히 계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