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52)

마침내 기내에 탑승하니 숨이 턱 놓인다. 승객들이 서둘러 탑승하는 동안Z12 엔진은 점점 더 큰 소음을 내며 돌아간다. 보안 문제로 인해 비행기는 20분이 지연되었다. 뉴도쿄로 외국산 새를 밀반입하려던파푸아 뉴 기니 사람하나가 더 체포된 것이다.

특별히 하실 말씀 있습니까라니 그게 무슨 뜻이었을까? 그의 비밀을 알고있는 것일까? 고바야시 류타로의 의식에 대해? 또 다시 통증이 느껴진다. 그노인의 의식을 임시로 집어넣은 부분이 타는 것만 같다.

"과학 일본"이나 "니케이 비즈니스 위크"지로 가득찬 상자에 그를 집어넣어잡지를 읽는 동안이라도 좀 조용하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타카라즈카 여성극단이나 케이블 채널은 또 어떨까.

고바야시 류타로는 그가 죽은 사실은 커녕 다운로드된 사실조차도 모르고있다.

고비는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한 번도 이렇게 오래간적이 없었다. 위경련이 심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 때 귀에 익은 코맹맹이소리가 들린다.

"아니, 이거 교수님 아니십니까? 세상 정말 좁은데요?"뺨에 실버 체인을주렁주렁 단 라틴계 야쿠자, 카를로스 모랄레스가 옆 좌석에 털썩 주저앉는다.

"휴,"

숨을 몰아쉬며 말을 잇는다.

"이 놈의 비행기 시간에 겨우 맞춘 것 같군. 조금 늦었다오. 그래도 저기저친구보다는 안 늦었으니 다행이지 뭐요, 안 그렇소? 허허."카를로스가 껄껄거리며 웃는다.

"그래, 쉬운 비즈니스는 아니지."

"무엇이 말이오?"

고비가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묻는다. 카를로스를 다시 만난 것이 그리 좋은일인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지난 번 같이 탔을 때의 일 때문에 미신적인불안이 생긴 것인지도 모른다.

"그 자는 퀸스랜드 출신의 피라미였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는 줄 모르고 날뛰다 저렇게 됐지. 콜레스테롤보다 더 빨리 골로 보내는 게 탐욕인지를모르고 말이오."

Z12는 우주 정거장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골프 코스의 초록색 네트와 16세기 성벽이 있는 하얀 성이 보인다.

"야쿠자들은 황금의 삼각지대에서 나오는 상품을 옮겨 싣는 데에 이 우주정거장을 이용하고 있소. 그러니 다른 놈들이 끼어들면 좋아할 턱이 없지.

고바야시는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고. 일종의 거래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