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2호" 계기로 본 위성산업 전망

전자신문은 국내 최초의 상용위성인 무궁화2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기념하기위해 무궁화호 위성발사과정에서 애쓴 관계자들과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업을 다양한 분야에서 맡고 있는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특별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좌담회는 이번에 발사한 무궁화호 위성뿐만 아니라 조만간 쏘아올릴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호)등 국가적인 우주개발사업은 물론 국내기업들의 위성사업참여와 앞으로 전세계적인 우주산업에서 우리가 맡을 수 있는일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보는 자리로 마렸됐다. 〈편집자주〉

*일시:2월2일 오전 10시

*장소:본사 5층 회의실

*참석자:정선종 ETRI 위성연구단장(사회)

강광남 과학기술처 우주항공연구조정관

신 식 정보통신부 통신위성과장

황보한 한국통신 위성사업본부장

유장수 항공우주연구소 우주사업단장

이원태 LG정보통신 전무

정:우선 전자신문에서 무궁화위성 발사성공을 기념해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 좌담회가 무궁화위성발사의 의미를 널리알리고 우리나라 우주개발계획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넓어지는 계기가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무궁화위성 발사에 직접 참여한 분들과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을 입안하고 있는 책임자, 다목적실용위성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분등 우리나라 우주사업과 관련한 분들이 모두 참석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선진국을 비롯한 외국의 우주산업.위성통신산업의 동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까요.

황보:우주분야나 통신분야를 특별히 떼놓을 필요없이 선진국은 이미 60년대부터 통신위성 개발에 나서 이미 경제성 있는 산업으로 정착시켜 왔습니다.

국가차원의 우주개발은 관련산업에 대한 파급효과도 커서 산업발전에도 큰보탬이 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무궁화위성같은 방송통신위성의 경우도 TV산업에서 HDTV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산업파급효과가 클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무궁화호 위성의 발사로 세계에서 22번째 통신방송위성보유국이 됐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매우 많이 뒤떨어진 상황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무궁화위성발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우주기술이란 말은 위성체.발사체.소형단말기.지상장비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견해가 약간 다를 수 있겠지만 70년대의 우주기술개발에는경제성이 도외시됐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들어 정보화가 진전되면서 통신위성분야와 원격탐사분야를 중심으로 상업성을 획득하면서 세계적인 우주개발열기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현재 발사체를 독자개발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8개국 정도입니다.

여기에다 위성체를 위주로 하면서 발사체개발에도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24개국과 한국을 포함한 후발참여국 6개 정도를 합하면 모두 30여개국 이상이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국가예산투자규모를볼 때 우리나라는 이중에서 25위권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그렇습니다. 우주기술은 50년대에 순수하게 군사기술로 출발했었죠. 70년대에 응용전략기술로 발전해 80년대 중반이후에야 상용기술화됐다고 할 수있습니다. 그러면 무궁화위성 발사성공의 의미와 그간의 과정에 대해서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 신과장께서 좀 설명해 주시죠.

기술전수 여부 신경

신:무궁화위성은 80년대 초반부터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타당성 문제로 연기돼 왔었죠. 80년대후반부터 연구타당성조사를 시작해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국내기술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였기때문에 위성체와 발사체는 외국회사에 용역을 맡기고 국내 연구계와 산업체가지상장비제작에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무궁화위성의 제작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21세기에는 우리가 독자적인 위성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전수를 어느 정도 받아내느냐는것이었습니다. 91년 위성설계기술이 확정된 이후 해외전문인력, 국내인력을동원해 위성제작에 참여해왔으며 해외에서 직접 감리를 수행해온 것은 바로이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황보:무궁화위성사업의 1차적 목표는 지상관제소를 비롯한 시설확보와 현장훈련을 통한 제작기술확보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발사체와 위성체.관제소등을 분리 구매해 각각의 과정에 국내업체와 연구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죠. 위성체입찰에는 휴즈, 록히드 마틴, 에어로스파시알, 로럴 등이 국내의삼성.LG.대우.현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위성체의 신뢰성, 수명, 무고장성, 기술전수 등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LG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으로 결정했습니다.

또 발사체는 당시 1.5톤 질량의 위성체를발사할 수 있는 로켓들 중에서 가격.기술전수여부.신뢰도 등을 평가해 미국의 델타로켓으로 선정했습니다. 미국정부는 발사체의 수출에 있어서 미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어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만 발사체제작에 참여한한라중공업 같은 기업은 그동안 상당한 기술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정:1호위성의 경우 차질이 있었으나 2호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다음달부터는 위성서비스가 본격화될 예정입니다. 무궁화호 발사에 직접적인 관련이없다고 할 수 있는 강국장께서는 무궁화호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어떻게생각하십니까.

강:우리나라가 상용위성을 보유한 나라가 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당한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통신기술은 눈부신 발전을거듭해 왔으나 단 하나 아쉬었던 점은 통신 정보의 경로(패스)에 대해서만은불확실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위성통신에 대한 고유기술이 확보되지않았던 것은 물론 유선경로인 해저 광케이블망에 대한 기술도 없었죠. 그런점에서 통신위성의 보유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무궁화호사업이다른 위성산업에도 중대한 모티베이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우주산업이라 하면 흔히 위성체만 생각하기 쉬우나 다른 분야도 많습니다.

국방.안보분야는 고전적 수요라 논외로 치더라도 기상.환경.재해관측.작황등 1차산업을 국가적으로 관리한다거나 민간산업용으로도 활용할 부분이 많습니다. 또 다른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입니다.

정:무궁화호를 처음 계획할 당시에는 ITU가 배정하는 우주궤도를 선점한다거나 국민적 자부심을 높인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많은 의미 부여가 있었습니다만.

신:무궁화호는 상징적인 의미도 많지만 실제적인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들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직접 소유한 위성에 의한 위성통신시대가 개막됐다는 점입니다. 위성통신의 특성이 회선구성이 용이하고 신뢰성 있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망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을것입니다.

둘째, 21세기를 정보화시대.우주시대로 정의할 때 위성의 독자확보는 그징검다리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의 경쟁대열에 동참하는계기가 된거죠. 셋째, 우주개발에 동참함으로써 우주영토 즉 정지궤도사용권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향후의 위성사용에도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봐서 당초 기대했던 목표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사업이 성공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FM방송에도 할당을

정:그렇다면 무궁화호가 국내 산업체로서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이:앞에서 말씀하신 많은 의미들 외에 업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자면우주기술국산화기반이 마련된 것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겠죠. 또 93년에 위성방송방식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디지털방식으로 결정된 것도 산업체에는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현재 동경 1백16도 정지궤도상에는 무궁화호 위성 2기가 올라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통신용 중계기 24개와 방송용 중계기 6개가 실려있죠. 그렇다면이를 앞으로 어떻게 잘 활용해야 당초의 기대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황보:무궁화호는 통신과 방송을 결합한 통신방송용 복합위성이라는 게 특징입니다. 24개의 통신용 중계기는 일단 사내방송.기업전용회선.원격강의.재해통신.SNG(위성이동중계)등에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상통신망에서 불가능한 서비스에 대해 먼저 이용해야 의미가 더 클 것입니다. 다만비상재해시 통신용으로 1개 중계기 정도는 확보하는게 공익성측면에 좋겠다는생각입니다.

수요추세로 볼 때 1호 위성의 통신용 중계기 12개는 내년초까지 모두 소요될전망입니다. 다행스러운 일이죠. 가능하면 한국통신외에 민간기업이 많이사용토록 할 방침입니다. 최근 확정된 무궁화위성의 이용요금도 지금까지 사용해 오던 인텔샛보다 10~15% 낮은 선에서 책정돼 민간의 호응이 클 것으로기대합니다.

방송용 중계기는 디지털방식을 사용해 최대 24개까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먼저 올해 7월에 KBS에 2개 채널, 교육방송에 1개 채널, 한국통신에 1개 채널을 우선 배정해 시험방송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통합방송법이 곧 제정되면정보통신부와 공보처가 협의해 다른 방송사업자도 허가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한국통신은 시설용량을 충분히 갖춰 고품질 위성방송 서비스가 되도록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정:실수요자 입장에서 볼 때 위성방송의 용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류:중계기 1대당 라디오 채널은 10개에서 15개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중몇 개는 FM방송으로 할당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보면FM방송이 잘 안들리는 걸 느끼실 겁니다. 만약 위성FM방송이 된다면 CD플레이어수준의 음질을 즐길 수도 있을 텐데 말입니다.

강:통신은 통신사업자들이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지키면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방송은 공익성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채널수도 많으니까 지나치게 오락위주로 가기 보다는 세대별 전용방송을 만든다거나 교육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송, 직업과 관계된 방송 등이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정:정부에서는 위성방송의 공익성과 사업성의 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있습니까.

신:일단 기본운영계획은 한국통신이 책임지고 세워야겠죠. 그렇지만 모든것을 한국통신에만 맡겨 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통신의 경우 정부의 기본입장은 WTO체제.통신시장개방에 대비한다는 것입니다. 위성의 효율적인 운용을통해 다음 위성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신위성에의 접근을 개방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한국통신이 사용할 기본적인 것외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는게 좋겠습니다. 물론 하나 정도는 비상재해 통신용으로 보류해야 할거고요.

92년부터 인텔샛 위성을 임차해 위성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무궁화위성의 수요창출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방송의 경우 MPEGⅡ방식의 디지털위성방송용 4개 채널 외에 나머지 여분은다양한 방송서비스를 위해 배분한다는 원칙하에 경제성과 전체 방송정책과의조화가 이루어지도록 공보처와 협의해나갈 계획입니다.

정:이제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이 계획은범정부적인 프로젝트인데 먼저 이같은 계획을 세우게 된 배경에 대해서 주무부처인 과기처 강국장께서 설명을 해주시죠.

강:우리나라도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94년 7월 항공우주연구소 주관으로 우주개발 계획을 세우기 위한 기획연구사업을 시작한 것이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의 기초입니다. 이 기획 연구가지난해 가을 완료돼 공청회를 가졌으며 이를 토대로 대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계획은 과기처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정부부처가 힘을 모아야 하는 일입니다. 지난해 말 1차 관계부처의 의견 수렴을 거쳤으며 현재1차 수정안을 먀련해 정통부.재경원.통산부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통부와는 큰 이견이 없으며 재경원과는 투자규모면에서, 통산부와는우주산업의 범위와 우주개발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실무진에서 종합적인 합의안이 만들고 있는 단계이며 이달중 최종안을 입안해 3월중 종합과학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으로 최종확정할 계획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15년에 국내 우주산업이 세계 10위권에 진입한다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기술에 의한 저궤도위성 및 발사체를제작하며 다목적 실용위성 7기, 과학위성 7기, 통신방송위성 5기 등모두 19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2015년까지 여기에 투자될 돈은 4조8천억원정도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부처간 업무협조 절실

국내 기술개발을 위해 중간진입전략을 활용해 그 대상분야로 소형 저궤도위성체 및 전자광학 탑재체, 각종 탐사용 센서 등을 선정해 우선개발할 계획입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2010년에는 국내개발 발사체에 의한 첫 위성으로다목적실용위성 제5호를 발사할 계획입니다.

우주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유관부처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 필요합니다.

따라서 각 부처별 업무와 견해 차이를 종합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반드시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종합과학기술심의회에 우주기술분과위를 설치해 정책수립과 기획조정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연구개발주체간 공조체제를 수립할 수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의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항공우주연구소는 너무 빈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인력,예산규모,연구소의 위상 등 모든 면에서 그렇죠. 항공우주연구소를 좀더 전문화하고 투자를 장기적인 측면에서 강화해 안정적 연구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또 한국과학기술원의 인공위성연구센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등유관연구소와의 유기적인 연대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항공우주연구소를 미국의 NASA나 일본의 NASDA와 같은 종합적 우주개발기구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점진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이밖에 우주산업에도 전문기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로서는 전문기업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우주기술전문기업을 발굴해 육성할 수 있는 정책을펴나가야 하겠습니다.

정:84년부터 범부처적으로 추진돼 온 국가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이 원만하게추진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그렇다면 그 계획의 초기실현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다목적실용위성사업의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류:다목적실용위성추진위원회는 위성의 이름을 아리랑호로 정했습니다. 앞으로는 아리랑호라고 부르기로 하죠.

과학위성은 우리기술을 차근차근 개발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리랑호개발에서는 실용기술을 빨리 배우고자 하는 취지로 해외공동개발 방식을취했습니다. 현재 미TRW사와 공동으로 설계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4월까지 세부설계가 끝날 예정입니다. 올 한 해는 설계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발사체선정작업은 현재 제안서를 접수받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리랑호 개발과정에는 국내기업체에 의한 부품국산화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있습니다. 5개 서브 시스템의 48개 컴포넌트 중에서 29개를 국산화할 계획으로 현재 7개 국내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97년까지 29개부품을 모두제작해 미.일 등에서 제작된 나머지 부분을 합쳐 98년까지 위성체 조립을 마치고 99년에 발사할 계획입니다.

정:무궁화위성과 아리랑 위성등 국내 위성산업은 그 기반을 닦아가고 있는상황으로 보입니다. 이제 앞으로 한국의 위성산업은 어떻게 발전시켜나가야할 지에 대해 논의해 보도록 하죠.

이:기업체 입장에서 말씀드리도록 하죠. 위성에서 파생될 수 있는 사업은다양하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선 위성이동통신시장을 보면 장비 및 서비스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겠는데 LG그룹의 경우 단말기.지상장비등에 나름대로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시장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만큼 적극적인 사업참여가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첨단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국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하고 독자적인 연구개발도 이뤄져야 하겠죠. 해외에서의 이동통신서비스사업권을 확보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기업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분야입니다. 위성멀티미디어 통신사업, 국제위성통신사업등도 시장개방과 초고속정보화시대에 맞춰 적극적인 사업참여가 필요할 것으로봅니다.

99년 3호발사 계획

정:무궁화위성은 위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것은 아리랑 위성 사업을 통해 기업체의 참여기회를 넓힐 것이고 앞으로국가우주개발계획이 수립되면 참여기회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최근 현대전자가 글로벌스타 위성체 조립사업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같은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무궁화위성의 추가발사계획은 어떻게 잡혀 있습니까.

황보:오는 99년에 3호 위성발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안에위성구매계획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3호위성이 조기에 발사되는 이유는 물론1호위성이 차질을 빚어 수명이 단축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는한 번 더 해볼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1호위성은 현재 보험사에서 전손처리가 되어 재구매한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과 1.2호를운용하면서 얻게 되는 운용수익을 3호위성의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 3호 위성 때는 1호때보다 국내기업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연구과제입니다. 무궁화 1호때에는 질량을 기준으로 약10%정도만 국내에서 제작돼 납품됐습니다만 3호는 20%, 4호는 50%가량을국산화한다는 목표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신뢰성과 경제성이 다 함께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죠. 국산제품이 세계적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경제성있고신뢰성 있는 부품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국내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전자가 위성체를 국내에서 조립해 시험한다는 계획을발표했는데 이는 위성전체 제작비의 4분의 1에 달하는 정도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우주환경시험시설이 필요합니다. 항공우주연구소에 계획이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이같은 시험시설에 대한 투자가 위성의국산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같은 시험시설을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예산도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전자통신연구소(ETRI)의 경우 무궁화위성지구국분야에서는 국내기술 축적이 완료돼 있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는 위성체.탑재체.관제체 등과 시스템기술을 개발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같은 기술들은 국가 우주개발계획도기술축적을 우선해야 할 것입니다. 기술축적을 우선하고 이를 산업체에 전파해서 국가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앞으로의 우주산업에대해 정보통신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신:현재 몇 개 기관에서 우주개발에 관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걸로알고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우주개발사업은 연구개발집약형 사업이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분야를 선정하느냐는 것과 우수인력을 어떻게 유치해 조직화하느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먼저 분야선정과 관련해 외국의 경우에서는 실험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실용화로 발전해갔지만 우리나라같이 역사가 일천한 경우에는 실험을 배제하고 실용화에 주안점을 둬왔습니다. 즉 연구개발분야선정에서 기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경제성에만 비중을 둬 왔던 것죠. 이에 따라 무궁화호는 통신.방송에, 아리랑호는 원격탐사에 주로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연구개발에 좀 더 비중을 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수인력유치와 관련해서는 연구기관의 분업과 역할분담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할 줄 압니다. 한국과학기술원.항공우주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소등관련연구기관들의 역할구분과 조화있는 경쟁이 절실합니다.

정:우주기술을 테크니컬 아트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를하나로 묶는 기술과 예술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말이죠. 이를 위해서는 정책입안자들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궁화와 아리랑을 어떻게 조화시켜 국가투자가치를 극대화하느냐,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느냐 하는 겁니다. 여기에는우주사업의 재원인 세금을 내는 국민과 기업체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고요.

자, 이제 기술적인 이야기보다 위성을 이용하는 사업자측면에서 이야기를좀더 진행해 보도록 하죠. 위성의 이용과 관련한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전파월경의 문제도 골칫거리의 하나입니다. 무궁화호의 경우에 중국이궤도문제로 골치를 썩혔던 것처럼 궤도확보와 관련한 문제도 보통일이 아닙니다.

황보:미국의 AT&T와 MCI등이 디지털위성방송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최근 밝힌것처럼 통신과 방송의 경계는 없어지고 있습니다. 한국통신도 그렇게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성이나 송신지구국을 자체 보유한 한국통신이위성방송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의 경계가 없어질 것입니다.

정:미국은 NII, 즉 정보고속도로 건설에 나서면서 방송과 CATV.통신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버렸습니다. 이는 힘있는 사람은 뭐든지 해도 좋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우리도 시장개방에 대비해 무장을 강화해 세계시장을 공략할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정책에서도 규제완화 등대응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신:방송.영상.통신.정보서비스.CATV 등 방송통신정책과 관련해 국내에서도규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방송의 경우 기술.경제적 특성외에 사회.문화적 특성도 있습니다. 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정책을 수립해야합니다.

당초 무궁화호를 디지털방식으로 하는 데 있어서 주파수 배정이 어렵다는문제로 난색을 표명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채널별로 무선국허가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이를 해결한 바 있습니다. 또 방송사업자가 방송설비를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방송국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전파법.방송법등 관련법규가 규제완화쪽으로 나갈 것입니다.

저궤도위성도 중요

정:최근 이동전화사업이나 위성사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요구가 매우큽니다. 그러나 주파수 자원과 위성궤도는 무한한 것이 아니라 한정돼 있기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ETRI는 국내에서 필요한 주파수를 찾는 작업을하고 있으나 쉽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KA밴드 주파수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책을 빨리 서둘러야 할 줄 압니다. 위성을아무리 만들어도 쏠 자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일 테니까요.

이:위성을 만드는 것도 쉽게 볼 일이 절대 아닙니다. 위성체 버스는 갈수록대형화.모듈화돼 가고 있는데 국내업체가 과연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의문입니다. 위성 서비스사업의 경우 기업들이 저궤도.중궤도 위성통신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LG그룹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참여계획이 없으나멀티미디어 위성서비스에 참여할 계획으로 아스트로링크에 계속 접촉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강:위성을 이용한 사업이나 위성체 자체나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없을 것입니다. 저궤도 위성도 소홀히 할 분야는 아닙니다.

정:앞으로 국가차원의 무궁화호.아리랑호의 성공적인 항진과 국내기업들의위성서비스업.위성장비사업이 나날이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오늘 오랜 시간동안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리=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