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고비 박사십니까?"

손에 들고 있던 사진과 고비의 얼굴을 대비하면서 다가와 묻는다. 동시에옆에 서 있는 카를로스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예의가 바른 듯하면서도 무언가날카로운 면이 있다.

"네, 그렇습니다."

고비가 절을 하며 답한다.

"뉴도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거의 일본어 억양이 없는 완벽한 영어로 말을 잇는다.

"저는 사카이 야스후미로 사토리사의 홍보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그는두 손으로 자신의 명함을 내밀며 다시 절을 한다. 고비가 받아드는 순간 명함의 홀로그램이 번쩍거린다.

"감사합니다"하며 이 이상하게 생긴 일본인에게 다시 한 번 절을 한다.

"편하게 야즈라고 부르십시오, 박사님."

"그럼 나는 프랭크라고 부르시죠."

"그러겠습니다, 프랭크상."

잠시 멈췄다가 말을 잇는다.

"뉴도쿄에서는 제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어제 오실 줄 알고 기다렸습니다만, 비행기에 문제가 있었다면서요? 그래, 제7우주정거장에서 갈아타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야즈의 눈이 잠시 카를로스에게 멈춘다.

"참, 이 분은 모랄레스씨입니다."

고비가 둘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같은 비행기를 탔는데 우연히 나리타에 오는 것도 같이 오게 되었소."

"모시모시!"

카를로스가 야즈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그의 실버 체인이 딸랑거리는소리가 들린다.

야즈의 얼굴에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이 떠오른다.

"안녕하세요? 일본말 잘 하시는데요?"

그리고는 좀 걱정된다는 듯 묻는다.

"뉴도쿄로 가시는데 문제 없으시겠죠? 누가 나와주기로 했습니까?"야즈는보도의 많은 사람들에게 한 번 눈길을 준다.

"아뇨, 난 혼자 갑니다. 가는 데까지만이라도 태워주면 그 이상 고마울 데가없을 것 같고. 사실 내 일본어 실력은 미국에다 놓고 왔는데……."

"허 참,"

야즈가 절을 하며 미안하다는 뜻을 표한다.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한 분 모실 공간밖에 없어서요.""한 사람이요? 차 대신 스케이트보드라도 타고온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