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경마크" 도입시기

냉장고에 대한 환경마크 도입이 가전업계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입시기를 놓고 가전업체들의 의견이 엇갈려 있기 때문이다. 한쪽은 냉장고에대한 환경마크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쪽에서는 도입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시기가 이르다며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주장은 나름대로 충분한 이유가 있지만 그 배경에는 시장선점이라는 업체간의 이해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팽팽한 대결양상을 띠고 있다.

더욱이 환경마크협회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가 제안한 냉장고에대한 환경마크 도입을 통과시키고 환경부가 이를 받아 관련부처와 협의해이를 시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칫하면 부처간 줄다리기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냉장고의 염화불화탄소(CFC) 대체물질 사용은 불가피하며가능하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환경마크를 시행하는 것이 외산과의 시장경쟁에서 유리하다며 환경마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 환경마크를 부착할경우 친환경보호 제품임을 널리 알리고 정부의 환경보호 시책에도 적극 부응할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와 대우전자는 도입원칙에는 찬성하지만 국내 현실을감안할 때 아직은 도입할 때가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업체가 현재 개발중인 냉장고용 대체발포제를 국책과제로 멀지않아 완료할 예정인 시점에서 환경마크를 도입하면 핵심소재의 외국에서의도입을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제조원가가 냉장고한대당 10만원 정도 더 들어가 시장성수기를 앞두고 자칫 잘못하면 시장을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하는 처지다.

그러나 이런 논쟁의 배경에는 냉장고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간의 이해가맞물려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자사의 대형 냉장고중 대부분이 CFC 대체물질을 사용하고 있어 제품생산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LG전자와대우전자는 제품개발은 삼성전자와 같은 시기에 완료했지만 양산준비가 아직덜 돼 있다. 따라서 환경마크를 도입할 경우 시장경쟁에서 삼성전자에 밀릴개연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환경마크가 통과시킨 냉장고의 환경마크 도입에 대해통산부와 협의해 빨리 시행한다는 방침이고, 세탁기와 에어컨에 대해서도올하반기부터 환경마크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는 냉장고에 대한 환경마크 도입은 절대 필요하며 앞으로 친환경제품을생산하지 못하면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확신한다. 다만 도입시기는현실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가전업체들이 수출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요즈음 환경마크 도입을놓고 갈등하거나 대립하는 것은 본질을 떠난 소모적인 일이라고 본다.

국산 가전제품은 해외시장에서 1위 제품이 늘고는 있지만 우리 브랜드로수출하는 제품은 아직 드물다. 또 예전의 가전개념으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데는 한계를 느끼고 있다. 첨단 멀티가전이나 정보가전 등 첨단기술과 기능을채용한 제품을 개발해야 시장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환경마크 도입은 국내 가전업계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그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가 CFC 대체물질을 개발해 놓았거나 우리 힘으로 필요한 부품을 사용한다면 구태여 도입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핵심소재의 국산화를 진행중이고 당장 시행할 경우 외산수입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

이번 환경마크 도입시기는 가전업체와 정부가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기를바란다. 아울러 다른 가전제품의 환경마크 도입에 관해서도 의견을 통일하고친환경제품 개발과 상품화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