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상의 끝, 서킷 보드의 중심 (6)

"지금 종료된 숫자는 몇이나 되지요?"와다 액션은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기위해 의자를 빙그르 돌리며 짧게 묻는다.

"7백12명입니다. 지금까지는 18세에서 82세까지의 성인 사용자들뿐입니다.

대부분이 당시 <성인들의 세계>에서 성적 유희를 하던 사람들입니다."그녀는잠시 헛기침을 한다.

"현재 4세에서 6세까지의 어린이 3천8백16명이 혼수 상태에 있습니다.""고맙소."

와다 액션은 그녀로부터 몸을 돌린다.

"자,"

"그런데……. 말씀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와다는 다시 한 번 그의 의자를 돌린다.

"네? 뭔데 그러죠?"

유키가 잠시 주저한다.

"할 말이 더 있다고요?"

"전에 없던 기현상이 한 가지 일어나서요……."

"뭐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몰라서……. 사실 문제는 그건지도 모릅니다.""한 번 얘기해 보시죠."

와다가 조바심이 난 투로 다시 말한다.

"말해 보세요."

"말로 설명하는 대신에 비디오를 하나 보여드리죠. 야쿠츠크 근처의 동시베리아에 있는 작은 병원에서 찍은 겁니다. 보안 카메라에 찍힌 것으로 지금도전문가들이 분석,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키가 리모컨을 만지자 벽면의 모니터가 켜진다.

휴대용 가상 세트에 연결되어 있는 어린이들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다.

시설이나 설비 모든 것이 알타 베이츠와는 비교도 안되게 떨어지는 것이 눈에띈다. 비디오의 시간이 오전 4시 12분 2초를 가리키고 있다.

"이걸 보세요. 끝에서 세번째 침대요. 한 여덟 살된 여자아이입니다."그병동에는 온라인 혼수 상태에서 꿈꾸는 아이들만 있었다. 간호원은 보이지않는다. 그때 유키가 손으로 가리켰던 침대에서 거의 눈에도 띄지 않을 움직임이 보인다. 손가락을 곧추 세운 작은 손들이 환자복 속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히야카샤 웡이 흠칫 놀란 소리를 냈을 뿐 실내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고비 역시 꼼짝 않고 화면을 주시한다. 와다 액션의의자가 꽉 조여지듯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