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레전드, PC사업 축소 검토

중국 PC시장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 최대의 PC업체인 레전드 컴퓨터그룹이 이들 업체와의 경쟁 격화 및 그에 따른시장점유율 하락 등을 고려, PC사업 축소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레전드사의 왕 샤오정 대변인은 자국 PC시장에서 외국업체들의 점유율이 계속 증가일로에 있고 치열한가격경쟁에 따른 마진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 때문에 향후몇년내에 PC사업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갈 계획이며, 대신 외국업체들의 공세로부터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레전드가 자사의 PC사업 전망을 어둡게 보는 주된 원인은소비자들의 외국 PC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더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전드는 지난해에 전년대비 2배에 가까운 10만대의 PC를 판매, 중국시장전체의 54% 성장률을 크게 앞지르는 호조를 보이며 지금까지 비교적 견실한성장을 유지해 왔으나, 점유율 순위에서는 외국업체들에 밀려 15위에 올라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외국제품의 가격이 비교적 비싸기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지만 이들 가격이 계속 하락세에 있어가격우위라는 장점도 없어질 것이라는 게 레전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레전드는 애드 온 카드 및 시스템통합(SI)등 외국업체들의 공세로부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백만개의 애드 온 카드를 생산, 대부분 수출한 데 이어향후 5년간 판매량을 1천만개로 늘려 아시아 최대의 업체로 부상한다는 전략이다. 애드 온 카드는 현재 주기판과 함께 레전드 매출액의 40%를 차지하고있다.

또한 기업 및 정부기관의 거대한 수요를 겨냥, SI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는데현재 은행 및 외환시장, 경찰청 등에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레전드와 같이 외국업체들에게 자신의 안방을 내주고 건넌방으로 내몰리는수모를 당해야 하는 중국 PC업체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