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개발비 산정기준의 현지화

소프트웨어(SW) 개발비 산정기준이 물량기준 방식으로 전환된다고 한다.

현행 산정기준은 기술자 등급별 생산성 기준을 획일적으로 규정해 적용하고있어 우수한 개발능력을 지닌 개발자에게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주어 왔다는점에서, 이번 이의 보완 및 개선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환영받기에충분하다.

SW개발비 산정기준의 현실화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지식집약적이고고부가가치산업인 SW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있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SW산업은 SW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을 비롯해유통구조의 후진성, 발주자 예산 맞추기식의 수.발주 등으로 인해 SW개발업체의 재무구조 악화는 물론이고 SW의 품질향상 미비 등의 여러 취약점을안고 있다.

따라서 SW산업에 종사하는 개발자들의 사기앙양은 물론 이를 통해 건전한SW산업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SW에 대한 정당한 가치부여, 즉합리적인 SW개발비 산정기준 마련이 시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9년 제정, 94년 1월과 95년 3월에 개정돼 그간 SW개발비 원가계산 및 예정가격 산정기준으로 정부.공공기관 및 관련업계에서널리 활용돼온 현행 SW개발비 산정기준이 이번에 상당부분 현실화했다는것은 우리 SW산업 발전에 상당한 활력소로 작용할 게 분명하다.

이번 개정방향의 핵심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스텝을 기준으로삼아 스텝당 인건비 단가에 총 스텝 수를 곱하는, 물량기준 산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과거에 프로그램 개발과정의 특성 및 난이도와 관계없이 투입된 인력등급과 숫자에 따라 용역비용이 산출되던 불합리한 점이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의 산정기준은 발주자 측에서 결과물에 대한 품질평가보다는 인원체크 수단으로 적용하는 관행으로 인해 수.발주자 간에 분쟁요소가 돼왔다는점에서 상호 신뢰성 회복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결정이 합의를 통해 나왔다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수주자와발주자 간에는 상호 이해관계가 엇갈리게 마련이다. 물건을 공급하는 입장은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고 싶어하는 반면, 수주자는 조금이라도 덜 주려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 상반된 입장을 조정하고 그 의견을 수렴한다는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개선방향 자체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감리기관과학계에서는 투입된 개발인력들의 특성과 자질에 관계없이 물량기준으로 개발비를 산정할 경우, 업체가 용역규모를 늘리기 위해 스텝 수를 필요 이상으로늘릴 수 있다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이번 개선방향에 반대의견을 내놓았고이로 인해 이의 시행이 상당히 불투명했다는 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량기준이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SW산업의발전을 위해 다소의 부작용을 고집하기보다는 보완해 나간다는 방향에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공동각을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SW단체와 업계는, 이번 SW개발비 산정기준 개정에는 SW산업의육성발전이 시급하다는 현실을 감안한 주위의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을인식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작업을 서두르고 불필요하게 스텝수를 늘려나가는 행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이제 SW개발업체의 숙원이었던 개발비 산정기준은 어느 정도 현실화했다.

그러나 SW개발비에는 이번 반영된 컨설팅과 설계 및 프로그램 개발 등실제 개발분야뿐 아니라 설치.교육.AS.매뉴얼작성 등 제 경비분야도 포함돼있는데 이번에 제 경비부분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SW개발비중 제 경비비중은 전체개발비에서 20~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SW개발비 산정기준을 개정하는 것은 SW에 대한 정당한 가치부여를 통해SW산업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는 만큼, 조만간 이 부분도 수용돼 SW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