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지리정보체계 용어 통일

날로 다양해지고 급변하며 폭주해 가는 정보산업분야에서는 수많은 새로운용어들이 창출되고 있다. 그간 우리는 이러한 용어들을 별다른 생각없이 사용해 왔으나, 이러한 용어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이를 재정립해야한다.

표현에 대한 용어선택은 그 시대, 그 나라에서의 문화를 가늠하는 수준 긍지와 창조의 산물로 생각될 수 있다. 깊은 배려없이 받아드린 외국어, 더 나아가 자아상실에서 오는 종속감을 탈피하지 못한 무비판적 외국어의 신봉즉,예속적 열등의식의 발로로 나타난 용어사용은 이제 우리 나라에서는 더이상없어야겠다. 잘 순화되지 않는 용어 표현이 자신의 입지를 높일 수 있다는 착각은 떨쳐버려야겠다. 특히, 요즈음 정보분야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용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들 용어들의 참뜻도 확실히 모르고 함부로 사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단순 사용자라도 이를 재고할 필요가 있는데하물며 파급효과가 큰 언론이나 교육적 입장에 있는 이들마저 이를 함부로사용한다는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혹자는 세계화 추세에 걸맞게 외국어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나 선별적 사용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용어는 그 분야에 전문가뿐 아니라 비전문가라도 쉽게 개념이 파악될 수있도록 정의되어야 그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대상에대한 내용 해석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할 일이나 용어의 개념파악은 그 사회상식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정리되고 순화되어야 그 분야의 확산과발전에 이바지되는 것이다.

민족의 자긍심과 창조적 기량을 세계 만방에 떨쳤고 자손만대의 무궁한 발전에 기여할 쾌거는 바로 한글의 창제라 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없이 한문을 그대로 사용해 왔더라면 오늘의 문화형성과 경제부흥의 급성장은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종대왕의논리적.사무적.혁신적인 산물인 한글창제는 우리 민족의 표현의 용이성에 획가적인 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이어 받은 우리가왜 이렇게 자아상실에 빠져 제몫을 찾지 못하고 남의 것만을 찾아 헤매는지성인이 많은지 안타깝다.

정보산업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지형정보와 공간정보에 대한 용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1950년대 지리정보체계(GIS)가 이바지한 바는 인정하나 정보의 다양성에의해 토지정보(LIS), 도시정보(UIS), 도면자동화 및 시설물관리(AM/FM)등으로표현됨에 따라 지리(Geography)라는 학문의 제한성으로는 의사결정과 생활의편익도모에 필요한 정보체계 표현으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GIS/LIS/UIS/AM/FM, Geomatics, 지형과학정보체계(GSIS:Geo Scientific Information System), RNA, DNA의 도면화로부터 천문에 이르는 정보체계인 공간정보체계(SIS)화 하여 GIS와 LIS를 SIS로 표현하여야 된다는 학자의 주장이 활발히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국토수치정보에 관하여 건설성의 주도하게 지난 75년에 UISⅠ, 85년에 UISⅡ를 집행한 적이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가만하여 우리 나라에서도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92년 지형공간정보체계(Geo Spatial Information System:GSIS)를 제창하기에 이르렀다. Geo는 Earth라는 어원으로 생활환경에 대한 현상과 가시화된 대상 즉 "땅" 이고 Space는대상에 대한 영역과 시간의 범주 즉 "하늘"이라는 뜻이다. 땅과 하늘이라는총체적 의미를 지닌 두 용어의 합성으로 정보산업의 이기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학문적으로 GSIS는 위치정보와 특성정보(도형정보, 영상정보, 속성정보)로구성되었다. 94년 3월초에 호주 멜본에서 개최된 국제 측량사업연맹총회(FIG)에서 GSIS가 현 정보화산업에서 GIS, LIS, UIS 등에 관한 상호연관성 및의존성을 고려한 보다 완성도 높은 하나의 통합체계라는 데 대한 타당성을발표하여 많은 국제석학들에게 호응을 받은 적이 있다. 또한 94년부터 미연방지리자료위원회(FGDC)에서는 모든 제반정보자료를 Geographical Data가 아닌 Geospatial Data로 표현하고 있으며, 국제표준국(ISO)의 5개 워킹 그룹중3개 분야에서도 Geo Spatial Data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민족의 자긍심과 우수성에 의해 표현된 용어로 NGIS 계획사업에서지리원의 GIS, 내무부의 LIS등으로 표현되는 궁색함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는 한계성을 있는 용어에 집착하지않고 다양한 정보와 체계를 보다 포괄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GSIS의 용어사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유복모/한국지형공간정보학회 회장 연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