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중국 PC시장 정상 등극

미국 IBM이 중국 PC시장에서 고속행진의 휘파람을 불고 있다. 불과 2년전만하더라도 시장점유율이 거의 제로였던 IBM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 급기야지난해 4.4분기에는 이 시장을 주도해 온 컴팩, AST리서치등을 제치고 점유율1위로 올라서며 세력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시장조사업체인 IDC 아.태법인의자료에 따르면 중국 PC시장에서 지난해 1.4분기에 3%정도에 불과했던 IBM의점유율이 4.4분기에 3만7천9백대를 넘게 판매, 5배에 가까운 14%를 기록한것이다.

구현지기자

IBM 자체집계로 보면 지난 한해 이 회사는 총8만2천8백36대의 PC를 판매한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로 나간다면 IBM은 올해 1백40만대 규모가 예상되는 중국 PC시장에서 최대의 업체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홍콩에 소재한 IBM 차이나그룹 PC부문의 피터 쉔 상무는 "IBM이 올해도 중국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실 미국PC업체들에 있어 태동기에 접어들고 있는 중국시장은 그야말로 황금어장이다.

중국 전자산업부(MEI)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중국에 보급된 PC는 총3백여만대로 보급률은 형편없이 낮아 아직 일부 계층에서만 사용하고 있는실정이다. 그러나 PC판매 증가율은 무서운 속도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에만 54%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중국이 현재 왕성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정보 프로젝트는 막대한PC수요의 원천이 되고 있는 등 무서운 경제성장만큼 전자산업도 엄청난 잠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홈PC에 대한 수요도 급증, 94년 전체 PC판매량의 10%에 불과하던비중이 지난해에는 20%로 크게 늘어났고 12억이라는 거대인구는 그만큼 PC에 대한 막대한 잠재수요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도 이 시장을 최대의 승부처로 삼고 선점을 위한 총력전을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중요성으로 인해 업체들은 점유율 순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일부 업체들은 중국지역이 워낙 광대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 측정은 업계의 순위를 나타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며 따라서IDC의 통계도 정확치 않다며 반박하고 있다.

ID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컴팩 컴퓨터사가 중국 PC시장 점유율 1위를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AST리서치의 경우 자사가 계속 정상을 유지하고있으며 올해에도 역시 선두를 지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논쟁을 접어두더라도 IBM의 괄목할 성장은 경쟁업체들에게 부러움과 견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 PC시장에서 IBM이 이렇게 고속질주를 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보다공격적인 마케팅및 홍보활동을 들 수 있다. IBM은 지난 94년 중국업체인 장성컴퓨터사(GWC)와의 PC조립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적극적인 판매망 확보에나서면서 94년 7개에 불과하던 중국내 유통업체를 현재 20개로 늘려 놓았다.

이와 함께 베이징및 상하이등 주요도시에 있는 대형 컴퓨터 판매점에 대해제품전시나 직원훈련 등을 후원하고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IBM은 이를 남경이나 광주등 다른 지역의 판매점으로도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있는 등 판매망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것이다.

IBM의 이러한 정책은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최근 그레이 광고회사의 중국법인이 4개의 대도시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IBM의 브랜드 이미지가 선두를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 전역에 있는 철도역의 전산망을 IBM 서비스센터에서 운영하기위해 이 회사는 중국 철도청과 합작사 설립에 합의, 정부기관과도 적극 손잡고입지 강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블루 익스프레스"라고 하는 이 합작사는베이징, 상하이, 광동에 각각 본부를 두고 연내에 14개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왕성한 활동에 따라 IBM은 올해 자사의 PC매출이 35%로 예상되는중국시장 전체 성장률의 최소한 2배는 될 것으로 낙관하며 이 시장에서 또하나의 성공 신화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