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 오른 초고속PC 시대

각종 데이터를 비롯해 영상.음성 등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초고속 PC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휴렛팩커드가 지난 2월 펜티엄프로(686급) 칩을 탑재한 PC를 처음선보인 데 이어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조만간 2개 모델을 출시할계획이다. 삼보컴퓨터와 현대전자도 최근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4월말 본격적인 제품출하를 목표로 제품신뢰도를 시험하고 있다고 한다.

PC의 생명은 정보처리 속도와 용량에 달려 있다. 최근 일반인들의 컴퓨터이용이 확대되면서 대량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대용량 초고속 PC"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우리나라 컴퓨터업체들도 이같은 컴퓨터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고성능 PC의 개발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조만간 내놓을 펜티엄프로 PC는 부품 구성에 따라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백80MHz나 2백MHz의 펜티엄프로 칩을 기본적으로탑재하고 메인메모리 용량을 기본 32MB에서 최대 2백56MB까지 확장할 수있는 게 특징이다. 기존 1백33MHz의 펜티엄 PC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정보처리 속도와 데이터처리 용량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펜티엄프로 PC는 명령을 입력한 순서대로 실행시키는 펜티엄 PC와는달리 여러가지 명령을 동시에 실행시켜 서로 다른 업무를 한꺼번에 처리할수있다. 또 인터네트.근거리통신망(LAN) 서버용 등으로 네트워크 기능이뛰어나며 윈도95.윈도NT.OS 2.선 솔라리스나 유닉스 등 다양한 운용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기능을 갖춘 펜티엄프로 PC의 등장으로 앞으로 그동안 워크스테이션급 이상의 컴퓨터에서나 가능했던 컴퓨터지원설계.생산(CAD CAM)등 컴퓨터그래픽이나 3차원 입체영상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기기 운영이 PC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펜티엄프로 PC의 출시를 계기로 PC의 이용범위는 한층 확대되고 펜티엄PC 위주로 성장해오던 PC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무리 초고속의 펜티엄프로 PC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만한 적정가격이 아니거나 다양한 소프트웨어 공급이 뒤따르지않으면 의미가 없다.

앞으로 시중에 나올 펜티엄프로 PC의 가격은 제품별로 대개 6백만~7백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PC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펜티엄PC가 2백만원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배 이상 비싼 것이다.

컴퓨터 생산업체들이 "대량생산"을 통한 대폭적인 가격인하를 추진하지 않으면 CAD CAM 설계자나 네트워크전문가 등 일부 수요에 한정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펜티엄프로 PC의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컴퓨터업체들의 적정가격 책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펜티엄프로 PC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개발도필수적이다. 현재 컴퓨터 사용자 주위에는 다종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널려있다.

매일 새로 나오는 소프트웨어도 엄청나다. 펜티엄프로 PC가 고성능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운용되는 소프트웨어가 일반 286PC에서도 사용될 수있다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성능 PC에 걸맞는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펜티엄프로 PC의 대중화에빼놓을 수 없는 중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컴퓨터 메이커들은 펜티엄프로 PC 개발로 PC시대의 새로운 이정표를마련했다는 데 만족하지 말고 생산원가 절감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일반인들의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