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의원기자
최근 들어 미국 AT&T.텔레 커뮤니케이션스사(TCI)등 대형 업체들이 직접위성TV서비스(DBS)시장 참여를 발표하면서 이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1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프라임스타 파트너스"가 첫 전파를 발사한 이래 94년 제너럴 모터스(GM)사계열의 "디렉TV", 하버드 브로드캐스팅.
다우 존스의 "USSB"등이 방송을 개시했고 올해에만도 "에코스타" "알파스타"등중소규모 DBS업체들이 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덧붙여 AT&T가 디렉TV에, TCI가 프라임스타에 동참할 의사를 밝힌 가운데 호주의 뉴스사와 미MCI사가 제휴, DBS시장에 참여하기로 해 이 시장에서의 경주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도 이처럼많은 업체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있다.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하는 시장에 거대업체들이 이처럼 관심을 나타내는 현상은 일찍이 어느 시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라는 것이다.
DBS시장은 앞으로 5년안에 현재의 2백만명에서 1천5백만명으로 가입자수가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케이블TV 가입자 6천만명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이기는 하지만 시장 초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는 바꿔 말하면 DBS가 케이블TV에 비해 여러가지 점에서 우월, 향후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다는 말도 된다.
관련 기기의 가격 하락세도 DBS보급 확대를 촉진하고 있다. 현재 5백~7백달러에 판매되는 안테나 및 수신기 가격이 올해말이면 4백달러대로 내려갈것으로 예상되고 저가로 임대도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위성TV기기의 낮은 설치비용은 소비자들뿐 아니라 방송업체들의 시장진출도 이끌어내고 있다.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가구당 초기 설치비가 1천5백달러인데 비해 DBS는 5~10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DBS는 단점도 있다. 인터네트접속용 케이블모뎀과 같은 데이터서비스는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또 중앙집중식으로 방송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획일적이고다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BS의 미래가 낙관적임은 분명하다. 채널수에 제한이거의 없는 디지털방식의 선명한 음질및 영상이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여러 서비스 가운데 1백75개 채널을 제공하는 디렉TV가 가장이상적인 위성방송으로 평가받고 있다. 거의 완벽한 디지털 음성.영상 서비스의 시청을 위해서는 피자 크기의 7백달러짜리 위성안테나만 있으면 된다.
이미 1백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업계의 선두에 오른 디렉TV에는 최근 AT&T가 투자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MCI와 뉴스.에코스타.프라임스타 등이 디렉TV를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DBS업체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가 "제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예컨대 TCI가 프라임스타에 참여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TCI는 이미2기의 방송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TCI는 미국 정부가 승인한 위성전송 주파수대역 서비스 라이선스를 얻지 못해 성능이 낮은 수신안테나를 사용하는 프라임스타와 제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다른 업체에도 마찬가지다. MCI와 뉴스사는 미국 전지역을 대상으로방송을 실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지만 위성은 없다. 이들은 로럴사와 위성발사계약을 맺었으나 이 위성은 내년말이나 돼야 발사될 예정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서비스 라이선스를 얻을 수 있는 TCI와 방송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MCI, 뉴스사가 가장 적합한 제휴상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제휴한다 해도 거기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있게 될 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역시 경영권. TCI의 존 멀론이나 뉴스사의 루퍼트머독은 물론이고 MCI의 버트 로버트도 내로라하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이기때문이다. 이들은 서로 경영권을 행사하려 들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편 에코스타는 올해 초 서비스를 실시함으로써 가장 먼저 기선을 잡은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코스타는 사업권과 위성 모두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경쟁업체들이 내세우는 이른바 "돈 줄"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에코스타도 다른 업체들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들 DBS업체들은 수억달러를 광고에 투입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있다. 알파스타.USSB등 중소규모 업체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오는2000년이 되면 DBS는 현재 3%의 미국 가정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도록노력할 것이다.
이때가 되면 지구상공은 위성TV 전파로 가득차고 반대로 지상가옥에는 버섯처럼 생긴 접시안테나가 만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