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왕국" 꿈꾼다

신기성기자

세계 반도체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곳은 이제 한국이 아니다. 대만이다. 8인치 웨이퍼 생산라인이 잇따라 설치되고 발표된 공장만도 18개나 된다. 대만정보산업 육성정책을 지원하는 자신공업책진회의 한 관계자는 "공장이 20개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대만이 "PC아일랜드에서 실리콘아일랜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현재 세계 PC용 주기판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PC 최대생산국이다.

이에 비해 대만의 반도체산업은 미약하다. 물론 지금까지 PC용 칩세트나각종 컨트롤러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반도체의 자급률은 약20%에 불과하다.

이런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D램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사업에 본격 착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선은 자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육성한다는 게 대만 반도체산업의 기본전략이다. 목표는 반도체생산액을 95년 33억달러, 2000년 1백69억달러, 2005년 4백20억달러로 끌어올리며 세계시장 점유율7%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대만 반도체산업의 발전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선내수중심으로 발전해 온 점이 강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D램에 집중투자해 온한국과 달리 대만에서는 국내소비를 지향,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해 왔기 때문에 설계능력이 우수하다.

또 한국처럼 재벌기업의 막강한 자금력이 없다는 게 약점이지만 역으로 이점은 집중투자를 억제시키고 "균형있는 반도체산업"을 육성해 나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아직 기술수준은 일본에 크게 뒤진다. 때문에 일본업체와의 협력이불가피하고 실제로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현지 컴퓨터업체 UMAX와 합작으로 16MD램공장을 건설중이다.

도시바도 화방전자에 기술을 공여, 16MD램을 OEM조달하고 있다. 미쓰비시와도시바의 제휴전략은 위험부담 분산이 주된 이유지만 이 점에 있어서는 단기간에 세계 PC시장을 장악한 대만의 무서운 저력이 깔려 있다.

대만의 최신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하는 시기는 오는 97년 하반기에서 98년에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개 공장이 가동될 때 대만의 반도체산업을대수롭지 않게 본 업체들은 곤경에 빠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