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값진 물건이라도 활용을 잘해야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여론매체로 급부상하면서 점차 풀뿌리 정보통신수단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PC통신 서비스에도 이같은 교훈은 적용된다. 회선을 고속화하고볼거리를 늘려 PC통신서비스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 사업자의 몫이라면 이제이를 꿰어 보배로 만드는 일은 사용자의 몫으로 돌려지게 마련이다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PC통신서비스는 값진 정보를 활용하기보다는 채팅 등 BBS(사설게시판)기능 위주로 발전해온 게 사실이다.
특히 10대가 주요 이용계층이었기 때문에 활용 수준 및 용도가 저급했던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PC통신이 여론매체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층이 엷어여론의 개관성이 부족했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이용계층이 확산되고 있는 데다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활용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우선 이용자가 늘면서 기업들이 PC통신을 광고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이 PC통신에 자사 제품이나 기업을 홍보하는 광고는 대충 2가지 종류다.
정보서비스에 기업포럼이라는 별도의 메뉴를 구성, 이를 통해 자사의 제품이나 기업을 홍보하는 방법과 PC통신의 초기 화면이나 특정메뉴의 하단에 신문광고처럼 게재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유니텔은 메뉴화면 하단에 나오는 광고와 이를 홈쇼핑 메뉴 및 기업포럼 메뉴에 연결시켜 상거래를 유도함으로써 광고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또 천리안도 이와같은 서비스를 준비중인데 이를 위해 하이퍼텍스트방식의웹서버를 구축중이다. 하이텔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물사진까지 띄울 수 있는 광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기관도 각종 행정에 PC통신을 활용하고 있다. 동사무소 등 말단행정조직에서 각종 민원서류를 PC통신으로 발급해주는가 하면 최근에는 선거철을맞아 검찰이 PC통신을 통해 부정선거사범을 단속하기도 한다. 청와대에서 신신문고라는 메뉴를 개설하고 국민의 여론 및 민원을 살피고 있는 것은 이미잘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인들도 PC통신을 여론조성 및 대국민 소통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몇몇 선진적인 국회의원들이 PC통신에 정치포럼을 개설하고 이를활용했으나 최근 들어 그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사회전반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80년대식 사회운동이 한계에 부닥치자 각종 사회운동단체들이 PC통신을 통한 온라인 사회운동을 전개하고 있어관심을 끌고 있다.
정책입안이나 여론형성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실련을 비롯한 재야 사회운동단체들은 각기 PC통신에 포럼을 개설하고 사회적인 현안문제들은 은근하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지적해나가고 있다.
특히 일본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며 떨치지못한 제국주의 근성을 나타냈을때 상단수의 사회운동단체들이 PC통신 및 인터네트를 통해 이를 규탄하고,일본 당국에 온라인으로 항의편지를 보내는 등 반일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키기도 했다.
멀티미디어 PC통신 서비스가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PC통신이 예술공간으로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이같은 활용사례가 보이지는 않지만미국의 경우 음악회 및 전시회가 온라인으로 열려 수십만명의 얼굴없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교육기관도 여기에 예외는 아니다. 명지대, 경기대 등이 PC통신과 인터네트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했는가 하면 서울대 중앙대 이화여대 아주대 연세대상명대 충남대 등을 비롯 전국 주요대학들이 자기 학교의 전산시스템과 PC통신사업자의 호스트를 게이트웨이 방식으로 망간 연동해 재택수업을 진행하고있다. 특히 대학과의 망간연동은 PC통신 사업자로서도 집단적으로 다수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업초점이어서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게다가 PC통신을 통한 가정교사제도도 점차 정착되고 있다. 주로 가정주부들이 PC통신의 대화방이나 전자메일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학생과 쌍방향으로교과서 및 논술에 대해 지도해주는 게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기관이라고 PC통신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종합병원은 물론 각종의료정보단체가 PC통신에 온라인 병원을 개설하고 건강진단에서부터 간단한처방까지 쌍방향으로 일반인의 질문에 답해줌으로써 온라인 가정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더욱 발전된다는 전제하에 다른 활용사례를 계속 열거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회생활 전반을 언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만큼 PC통신의 활용가치는 무궁하다는 얘기다.
정보통신시대의 길목에서 PC통신은 이제 가장 중요한 매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균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