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 자들은 누구였소?"고비는 숨을 내뱉는다. 그리곤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한다. 이제서야 기(기)가자리를 잡은 것 같다.
"운전도 제대로 못하는 것들이……."
야즈는 역겹다는 듯 말한다.
"왜 우리를 죽이려고 한 것 같소?"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 박사님을 잡으려고 했던 겁니다."야즈는 고개를흔든다.
"저야 죽여도 상관 안했겠지요. 하잘 것 없는 운전사 아닙니까?""그걸 어떻게 알죠?"
"바라쿠다 두 대가 한 팀이었습니다. 전문가란 소리죠. 먼저 한 대가 자기부상 도로에서 상대를 교란하여 중성화시키면 다른 한 대가 목표물을 잡는겁니다. 흔히 그런 식으로 납치를 합니다."
야즈는 길 양쪽을 살피며 칼을 조정한다.
"그런데 보통 이런 식의 납치는 말입니다……."
야즈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네."
"야쿠자들이 거물급을 납치할 때 쓰는 대표적인 수법입니다. 큰 회사 사장이나 간부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야즈는 고비를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박사님도 거물급이십니까?"
"아니,"라고 고비는 생각한다.
"그래도 그 거물급이 어디 있는지는 찾아낼 것입니다."그는 자기 기의 일부를 고바야시에게 돌렸었다.
조만간 고바야시의 의식에 대해 손을 써야 할 것이다. 그의 영혼을 온통썩은 살처럼 먹어들기 전에.
"저기가 아마 식당일 것입니다."
야즈가 가리킨다.
막다른 골목길 끝에 못 쓰는 TV가 붙어있는 벽을 바라본다. 바닥에는 산더미같이 쌓인 바이오 칩이 곰팡내를 피우고 있고 번쩍거리는 광학섬유 도랑이하수구로 사라지기 전에 골목을 따라 흐른다.
"아마 식당이요?"
처음에 고비는 그 벽이 고장난 광고판인줄 알았다.
"해커들이 자주 가는 초밥집 말입니다. 들어갈까요? 들어가려면 먼저 왔다고알려야 하거든요."
야즈는 가방에서 대나무 피리를 꺼낸다.
"샤쿠하치 신시사이저입니다."
고비에게 설명하더니 머리를 숙이고 불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아무 것도없는 벽이 그 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야즈의 음악은 새와 절(사).구름.여신.옛 흑백 사무라이 영화 등 신일본이전에 존재했던 집단 의식의 전부를 한데 조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