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변화 (3)
최근 직장인들이 스스로 가장 자주 하게 되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내직장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내 자리는 장래에 어떤 모습으로 변할가?』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질문은 요즘들어 많은 사람들이 자주하는 것이면서도 속시원한 대답을 하기 어려운 성격의 것이다. 70년대 이전만 해도 어떤 일자리의 미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비교 적 쉬운 일이었다.
대학에서 전자계산학를 전공한 사람이라면 20년뒤에 직장내에서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우선 프로그래머로 직장 생활을 시작할 경우프로그램을 개발하다가 프로그램 분석가로 승진하고 새로운 책임을 맡아 회사 일을 수행해 나가게 될 것이다. 아울러 맡은 바 직무를 좀더 잘처리한다면 간부로도 승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당시 직업의 양상은 충분히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와 주위환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충분히이에 대처할 수 있었다.
그러나 80년대와 90년대 중반을 거치며 직장에서 요구하는 업무의 성격이크게 바뀜에 따라 어떤 일자리의 미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졌다. 업무처리 방법이 과제 중심에서 방법중심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개인 업무의 역할과 목표, 그리고 책임까지도 바뀌게 되었다.
이제 개인의 일자리는 전혀 미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변했고앞으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예를 든다면 요즘 정보서비스 전문가들에게는 직위나 직책에 전혀 관계없는 임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새로운 팀에 배치돼 과거 직위나 직책에 따른 역할과는 상관없이 전혀 생소한 일을 맡아 처리해야 하는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최근 직업세계에 불어닥치는 새롭고 혼란스러운 변화로 인해 많은사람들이 불안해하거나 당황하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직장을 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 변화된 직업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줄 수 있는 말은 시대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라는 것이다. 최근의 변화추세를 감안할 때 과거처럼 직장에 안주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이나 인원 재배치와 같은 작업을 추진해 나가는 한 앞으로는 과거와같은 성격의 일자리은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개인차원에서 점점 더 새로운 책임을 떠맡게 되며 새로운 기술,특히 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술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된다. 고정관념의 타파와 창조적 사고를 통해서만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하고 업무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지날 수록 개인이 자기 업무의 장래에 대해 지게 되는 책임이 더욱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하버드 리뷰誌에서 『앞으로는 업무의 장래에 관한 모든 것을 회사에기대는 대신 개인이 알아서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드러커 박사는 또 현대의 직장인들은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 무엇을 배워둬야 할까?』하는 문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충고도 하고 있다. 이런 지적은 물론 개인적인 일자리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반적인경력에 적용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정보와 경력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