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정보통신기술이 국력

인류 문명은 몇 차례의 변혁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그러한 변혁은 삶의 양식 자체를 변화시켜왔다.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기계와 운송수단의 발달로시작된 산업혁명은 신석기 시대의 농업혁명 이후 1만여년 가까이 지속되어왔던 농경사회를 산업사회로 이행시키며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그리고 21세기를 바라보는 지금 우리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18세기 후반에 인류가 겪었던 산업사회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정보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디지털기술과 광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정보화사회의 기반구조인 통신망의 광대역화와 초고속화를 가능하게 하여 육지 뿐만 아니라 바다밑과 하늘을연결해 놓은 다양한 형태의 유무선 통신망으로 지구촌을 거미줄처럼 얽어 나가고 있다. 또한 컴퓨터와 통신·가전기기를 하나로 묶어주는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원격의료·원격교육·재택근무·홈뱅킹·홈쇼핑 등의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며, 이제 그누구도 정보사회가 시작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경제·사회·문화 전반은 물론 정치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를 가져올 정보사회를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은 재화를 중심의 가치보다는 정보의 가치가 더 높이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정보는 재화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정보에 있어서는 재화와 같이 소유가 제한되지 않고 공유가 가능하며 재생산하기 위한 비용이 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에 어떻게 공유하며, 어떻게 활용해야하는가가 더 중요한 관심사가 된다는 것이다. 정보를 분배하는 비용을 줄이고 정보의 질을 높여 총체적인 정보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것이다. 정보화사회에 있어서 국력은 그나라가 보유한 정보가치라고 할 수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 정보사회로의 진전은 정보통신을 지배하는 나라가다가올 21세기를 지배할 것이라는 인식하에 국가간, 기업간에 정보통신전쟁으로까지 비유되는 경쟁의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정보사회에 우리는 어떻게대비해야 하는가? 이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교육이 정보화시대에 맞는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추진할 때 정보사회로의 이행은 무난히 이루어 질 것이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명확안 정책의 제시와 관련제도의 정비이다. 미국·EU·일본 등 선진국들을 위시하여 많은 나라들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정보사회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초고속 통신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94년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기본안을 마련하였다. 2015년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이 완료되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정보고속도로 사업의 추진과 함께 제도의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이 통신관련법의 개정도 함께 추진하였다는 것이 좋은 예이다. 정책은제도에 의해 뒷받침이 되어야 그 목적을 보다 쉽게 달성할 수가 있다.

공중파 방송과 위성방송에 컴퓨터통신, 이동·위성통신이 혼재하는 과도기적 상황을 정보통신이라는 대전제하에 재정립하고 정부의 관련업무나 정책도재조정되어야 한다.

정부는 정보의 편중에서 오는 정보 소외감을 느끼는 계층이 생기지 않도록정보의 접근 기회가 모두에게 공평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해야 한다. 정보는 공유하며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정보통신시장의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과 함께 각종 정보의 표현이나 전송을 위한 국제표준 규격들의 표준화 추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유통의 기반인 정보통신망은 기술의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기능을 발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정보통신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함께 기술의 표준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표준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은 기술을 확보하고있는 기업에 국한되므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정보통신 기반 기술의 확보에 다양한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미국의 업체들이 미국전자협의회(NEMI)를 결성하여 세계정보 산업의 패권장악에 나선 것처럼 국내 업체간의 협력체제 구축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급속하게 발전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기술 및 경영요소의 확보를위해 자체 네트워크 구축에도 노력해야 한다.

교육기관은 정보통신기술 개발의 중요성과 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질서에 맞는 교육으로 전환하여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대량으로 생성되는 지식과 정보를 자유자재로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해낼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들의 정보망 이용능력을 증대시켜 정보 소외 계층을 없애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인재의 양성을 위한 교사의 확보와 정보사회에 걸맞는 교육진행이 가능한 교육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정보화시대에 정보통신기술은 곧 국력이며, 정보화시대에 정보를 획득하지못하는 국가는 정보를 보유한 국가의 정보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다. 역사가주는 교훈은 변화에 대응하는 민족과 국가만이 영속성을 보장받는다는 것을보여주고 있으며 산업사회로의 이행을 거부하다 식민지의 쓰라인 경험을 한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되겠다.

<현대전자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