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독립국가연합)시장공략을 위한 LG전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CIS에 복합생산기지를 건설해 CIS에서 요구하는 양 만큼을 현지에서직접 생산, CIS 전역에 구축한 세일즈 네트웍과 애프터서비스망을 통해자사브랜드로 판매된 제품을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이른바 생산에서 AS에 이르는 일관체제를 CIS 내에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LG의 이같은 CIS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는 CIS시장이 미국에이은 세계 제2의 엄청난 잠재수요를 지니고 있으며 지금까지 CIS지역에서의 사업이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데서 비롯되고 있다.
申光秀이사(CIS지역담당)는 『CIS시장의 흡수력은 상상이상으로 크다. 제품을 쏟아부어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라는 말로 이 지역의 시장잠재성을 설명한다.
러시아를 중심으로한 CIS의 현재 인구는 2억8천만명. 지난해 수출은 1천61억달러, 수입은 8백44억달러로 2백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되면서 제품구매력이 우수한 수요자가 점차 늘고 있으며소비재산업이 크게 취약해 농산물 등 일부 생필품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세계에서 가장 매력있는 시장으로 부상하고있다.
申이사는 이같은 CIS의 일반적인 상황과 함께 타시장과는 다른 CIS의 독특한 시장상황도 LG가 CIS를 전략지역으로 택하게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힌다.
우선 시장이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제품의 이미지구축이 타지역에 비해 손쉽다는 것. 즉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 일본제품의 브랜드에 밀려 LG제품이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CIS지역에서 만큼은 소비자들이 브랜드가아닌 제품의 성능으로 선택하기 때문에 시장개척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모스크바 중심가인 프론즌 스카야거리에 위치한 양판점 「알리나숍」에서는 LG와 소니의 제품이 공동매장에 전시돼 모스크바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으며 바로 옆매장에는 삼성과 샤프의 공동매장이 개설돼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 일본산제품과 동등한 위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체브랜드에 의한 직접판매와 제품성능에 의한 가격보장 등 CIS지역의 이같은 독특한 시장환경은 치열한 덤핑경쟁으로 적자수출이 불가피한 미국과는달리 평균 30%에서 높게는 1백%까지의 마진이 보장돼 국내 기업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시장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
LG전자의 CIS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설정,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CIS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는데서 출발하고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LG의 CIS에 대한 영업전략은 생산과 유통, 여기에 애프터서비스까지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CIS 시장수요를 선점키 위한 전제조건은 원활한제품공급. 특히 단일시장으로서 미국 다음으로 큰 CIS지역을 효과적으로공략키 위해서는 CIS지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LG가 오는 2003년까지 2억달러를 투입해 모스크바 인근, 중앙아시아의알미타나 키르키즈스탄, 우크라이나, 극동지역의 하바로프스크 등 4개지역에복합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도 제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CIS지역을 효과적으로 공략키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IS지역에서의 성패를 가름할 유통분야에서는 우선 브랜드마키팅력을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CIS지역에 7개 광역거점 및 10대 위성분소를 운영하고 자체브랜드판매망을 올해안에 1천개로 확충해 광활한 CIS전 지역에 세일즈네트웍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
또 CIS지역의 유통이 대부분 양판점형태인 것을 감안, 타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양판점내 LG 만의 독특한 디스플레이를 전개할 수 있도록양판점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이를위해 LG는 최근 SDST(Shop Display Support Team)라는 타스크포스팀을 구성했으며 올해말까지 1백개의 양판점에 대한 디스플레이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CIS지역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CIS 수요자만을 위한 제품도 이미 개발해 놓은 상태다. 21인치 컬러TV에 러시아에서 개발된 세계적인 게임소프트웨어인 테트리스를 탑재한 컬러TV 신제품(모델명 조이 맥스)을 오는 4월부터 출시, 대대적인 판촉전에 나선다는 것. 이른바 스타상품전략의 첫번째 제품이기도 한 「조이맥스」는 게임을 즐기는 러시아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LG전자도 올해 이 지역에서 판매될 1백20만대중 약 30만대정도를 이 제품이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S부문의 강화를 위해서는 지난해말 현지업체인 알리나社와 합작으로 「LG-Alina Electronics」라는 서비스법인을 세웠으며 이와함께 전국적인서비스네트웍 구축을 위해 현재 70개의 센터수를 올해 1백50개로 늘리고 오는 2000년까지는 5백개 이상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애프터서비스는 모두러시아인이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러시아인들의 훈련을 담당하는 「서비스트레이닝센터」도 올 상반기중 모스크바 내에 건립, 운영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같은 CIS지역에 대한 이같은 대대적인 공세로 지난해 1억1천만달러의 매출을 올해 5억달러로 높이고 97년에는 7억5천만달러,98년에는최소한 10억달러라는 획기적인 매출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는 CIS지역에서 LG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CIS시장을 공략하는데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은 분명하다.
<모스크바=양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