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진정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산업이 대기업의 자금력이나 중소기업의 전문화된 기술력만으로 성취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90년대 하반기들어 세계경제가 자본집약에서 지식 및 기술집약으로 재편되고 국경을 초월한 무한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이들 두 집단이 상호 협력하지않고는 모두 패자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협력은 공존공생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를 희생하는 댓가로 다른 하나가 이익을 얻는 과거와 같은 불평등한 형태로는 더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기업은 인력「기술「자금외에 사회「문화적으로 우위에 있으면서도 자본주의식 시장경쟁 논리만을 주장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언제나 피해자 또는 약자처럼 혜택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美 마이크로소프트나 네트스케이프「퀄컴처럼 벤처기업으로성공한 회사들은 우리에게 의미심장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80년대 초 벤처기업으로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불과 10여년 만에 현재와 같은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던 것은 IBM이라는 대기업과의 진정한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IBM은 벤처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문화된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IBM에게 MS-DOS라는 제품을 건네줘 애플과 경쟁하도록 했다. 결국 두회사가 상호협력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모두 잡을 수 있던 것이다.
따라서 국내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을 더이상 하청업체로 전락시키지 말고엘리트집단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네트스케이프와 퀄컴역시 중소 벤처기업이었지만 기술개발투자를 아끼지않아 결국 대기업이라도 어쩔 수 없이 협력하도록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정받게 된 이면에는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소기업의 이점을 크게 살렸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의 경우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8%만이 연구개발형 기업이라는 조사보고는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동반자 관계를 무너지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 지적할수 있다.
정보통신분야에 있어 중소기업 육성은 국가발전차원에서도 매우 의미가 크다.
조직적 특성상 혁신이 가능한 집단이 바로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중소기업이 살아야 대기업도 존재할 수 있다는 기본 철학이 업계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중소기업을 다 살려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기술적 잠재력이나 우수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사회여건상 대기업으로 발전하는데 걸림돌롤 작용하는 장벽을 철회하자는 것이지 구태의연하게 정부자금이나 금융「세제혜택 등 수동적 지원형태로 이들을 도와주자는 것은 아니다.
기술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기위해서는 공정한 기회부여와 함께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시장횡포 등을제도적으로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같은 환경조성을 위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정보통신산업 공정거래위원회를 발족하거나 시장질서 문란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특별법제정도 좋은 대안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진정한 협력을 위해서는 역할분담도 필요하다. 상호경쟁을 원칙으로 하되 막대한 자금이나 중장기기술개발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경우 대기업이 앞에 서고 중소기업이 이를 지탱하는 수직「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즉 대기업은 중장기 또는 대규모투자를 요구하는 자본집중형 기반기술이나 기초기술외에 대량생산을 필요로 하는분야를 담당하고, 중소기업은 전문화되면서 다품종소량생산이 가능한 분야로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정보통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분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의 장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소프트웨어종합센터 등의 기반시설을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며 이를 통해 협력사업발굴과 기술전수, 공동개발외에공동마케팅 등을 수행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