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메모리위기」설이 무게를 더해 가고 있다. 최근의 가격하락에 내년도엔 공급과잉사태까지 일어날 것으로 보여 시황 악화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불황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의 東洋經濟誌 최근호는 메모리의존도를 줄이고 非메모리분야를 강화, 균형있는 사업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일본 반도체업체중 상당수가 「메모리탈피」에 착수, 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중일부업체는 몇몇 非메모리분야에서 정상을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非메모리분야에서 선전하는 주요업체들을 2회로 나눠 소개한다.
-후지쯔
올해 누계가입대수 1천만대돌파가 확실한 휴대전화. 이 휴대전화에 반드시사용되는 것이 갤륨비소 칩이다. 이 갤륨비소를 비롯한 화합물반도체가 최근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화합물반도체는 2종이상의 원소를 화합할 수 있는 반도체를 말한다. 실리콘등 單體의 반도체에 비해 발광성이나 전자이동도가 높다. 속도가 빠른것도특징이다.
본래 화합물반도체는 70년대 유럽에서 처음 개발한것으로 그 역사가 길다.
그 후 실용화를 겨냥, AT&T의 벨연구소등에서 연구를 해 왔지만 성과를 올린곳은 일본 전자업체였다.
화합물반도체는 CD나 CD롬에 읽기·쓰기하는 레이저나 TV의 리모컨등 의외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들어 주목되는 것은 통신용도다. 휴대전화나 PHS(간이휴대전화)에 사용하는 갤륨비소등이 대표적 예이다.
이 통신용은 전세계적으로 약 4천억엔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40%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곳이 후지쯔로 NEC나 휴렛패커드, 미쓰비시電機등을 앞서고 있다.
후지쯔의 성공비결은 대규모 집중투자. 이 회사는 불황조짐이 보이던 91년야마나시縣에 세계최대급으로 평가되는 화합물반도체공장을 세웠다. 건물과설비를 합쳐 2백50억엔이나 되는 투자규모는 당시 동종업계에선 비웃음거리였다.
야마나시공장을 갖게 된 후지쯔커스텀디바이스에는 그 후 반도체불황이 직격을 가했다. 갤륨비소를 탑재한 저가의 수퍼컴퓨터에 착수했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이 결과 1백억엔의 누적손실을 보았다. 이것은 당시 후지쯔가 적자로 전락한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후 불어온 휴대전화 붐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갤륨비소의 수요는 급격히 확대됐다. 대부분 판매하고 있는데 그것도 주로 수출하고 있다.
월 1백만개를 생산하는 커스텀디바이스도 흑자로 전환됐다.
사실 화합물반도체는 가격이 개당 수백엔으로 MPU(마이크로프로세서)에 비교가 안된다. 게다가 양도 메모리만큼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것은 현재 후지쯔그룹 전자디바이스사업 매출액의 10%를 차지하는 부동의 주력상품이다.
-히타치
이름하여 「영업번창의 마이컴」.
히타치제작소가 기대와 자신을 담아 이렇게 부르는 것은 32비트 RISC(명령어축약형컴퓨팅)마이컴 「SH」다. 이것은 지난 92년 판매된 이후 세가의 32비트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세가새턴」이외에 자동차항법장치등 많은 히트상품의 주 엔진으로 채용되고 있다.
『PC시장은 인텔이 MPU를 독점해 틈이 없다. 그래서 일본기업이 강한 가전제품의 고기능화를 목표로 한 MPU에 도전했다』며 한 관계자는 SH의 개발배경을 설명한다.
SH는 워크스테이션의 MPU등으로 사용되는 고성능 RISC 마이컴이면서도 프로그램의 크기를 16비트로 억제해 가전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가격, 저소비전력, 소형화를 실현하고 있다.
마이컴 본체를 작게 하고 디지털신호처리(DSP)기능이나 메모리등 주변기능은 동일 칩에 담았다. 또 일반 RISC 마이컴이 지닌 프로그래밍이 어렵다는약점을 프로그래밍 툴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이 SH마이컴을 원동력으로 히타치는 지난해 마이컴분야 세계 4위(94년 6위), RISC 마이컴 생산개수에서는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올 마이컴분야 매출액이 1천2백억엔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H의 주력은 차량항법장치나 PC주변기기, 게임기등으로 사용되는 SH1과 2이지만 지난 2월부터는 휴대전화기등을 겨냥, 보다 고기능화된 SH3의 양산에 착수했다.
또 그래픽처리기능을 지닌 SH3E, DSP기능을 보다 충실히 한 SH-DSP등 멀티미디어단말기에 대응한 제품도 준비중이다.
『SH를 멀티미디어 가전제품의 핵심 프로세서로 육성한다』. 히타치의 야망은 원대하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