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부품 협력"에 거는 기대

한국과 일본 양국간 부품 협력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해 7월 제1차 한·일 부품산업협력 실무회의에서 우리측이 제안한 25개 협력 유망품목에 대해 최근 일본측이 구체적인 협력 프로그램 추진계획을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6월께 한·일 부품산업 협력위원회를 열고 이들 25개 협력 유망품목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범위와 추진일정 등을 협의할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전기·전자·정보통신·자동차 등 주로 첨단기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 한·일 양국간 부품산업 협력체제 구축은 관련산업의 기술개발과 경쟁력 제고를통한 산업발전은 물론 한·일 양국간 무역불균형 시정에도 크게 기여한다는점에서 두 나라가 다같이 노력해야 할 과제다.

정부에서도 한·일 부품산업 협력이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하기 위해 최근일본측이 제시해 온 내용에 대해 관련기관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만일 일본측이 우리측이 제안한 25개 협력 유망품목에 대해 실질적이고도유용한 협력방안 강구에 적극 나설 경우 양국간 산업협력은 올해부터 한 차원 높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일 양국간 부품산업 협력사업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추진되어 왔지만일부 센서류와 자기헤드, 자동차용 유압장치 등 4~5개 분야에서 극히 한정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최근의 움직임은 상당한 진전임에틀림없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한다면 일본측이 제시해 온 내용만으로는 아직 한·일부품산업 협력전망을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자문 프로그램 실시와 유망품목에 대한 일본내 조사사업 실시 등 크게 두가지로 요약되고 있는 일본측의 제시 내용이 과연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유용한 방안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 속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문 프로그램의 실시는 25개 협력가능 품목중 일부 품목에 대해 日·韓경제협회가 측면 지원하는 형태로 한국에 자문팀을 파견하여 한국기업에 대해개별적인 자문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술개발에 참조토록 한다는 것으로돼 있다.

또 유망품목에 대한 일본내 조사사업 실시는 25개 품목을 세분류해 우선협력이 가능한 33개의 테마에 대해 최근까지 출원, 공표된 특허자료를 이용해 전반적인 기술개발 정보를 조사한 뒤 제공한다는 것이 골격이다.

자문 프로그램은 일본측이 제3자적인 입장에서 해당품목의 시장정보, 기술투자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하여 자문 및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의기술개발 방안 수립에 참조토록 한다는 것인데 이들의 자문내용이 우리에게얼마나 도움을 주는 내용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각종 부품기술에 대한 특허출원 동향조사는 최근 5~10년 동안의 출원동향을 비롯해 각 부품 기술에 대한 배경, 전체적인 출원동향, 요소기술, 제조기술 등의 경향 등 각종 특허자료를 이용한 기술개발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으로 이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요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특허자료를 유용하게 활용할 경우 그 자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할수 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부품기술 개발에 과거의 특허자료가 어느 정도 유용성을 제공할지에 대해선 좀더 신중한 검토가있어야 할 것이다.

한·일 양국간 부품산업의 협력은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차원에서 벗어나야한다. 또 그것은 상호 보완적이며 국제분업적인 차원에서 검토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일 양국간 부품산업 협력사업은 기술이전이나 공장지도또는 설비이전 등 다각적인 면에서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협력사업이 되도록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관계기관이나 업계에서는 한·일 양국간 부품산업 협력가능 품목에 대한구체적인 협력범위와 추진일정 등을 협의하게 될 오는 6월의 제2차 회의에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최근의 일본측 제시 내용에 대해서도 더욱 더 적극적이고 심도있는 검토와 의견개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