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고 마른 검은 피부의 방글라데시 인이 긴 막대기를 가지고 타다 남은 불을 휘젓고 있다. 그들이 미소를 짓는데 이 없는 잇몸이 드러난다. 얇은면재킷에 자기네 전통 스커트를 입고 발에는 싸구려 고무조리를 신고 있다.
한쪽 어깨에는 소시지형 튜브가 하나 걸려 있다. 거무스름한 갈색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것이 보인다. 남자는 튜브 끝을 짜서 불 속으로 집어넣는다.
작은 동물을 굽는 것 같다. 기름진 검은 연기가 웅덩이에서 올라온다.
벌거벗은 아이들 몇몇이 재활용이 불가능한 미쓰비시 재질로 만들어진 헛간 옆에서 놀고 있다. 임시피난소 안에는 사람들이 누워 있다. 노인이나 젊은 사람이나 다 비슷하게 미동도 없다. 어딘가에서 애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
고비는 역겨워진다.
『에너지 포장꾼들이라구요? 이 사람들 가상시스템의 과잉에너지를 빨아들이라고 고용된 사람들이죠?』
『안됐지만 다른 현실이 대기 중으로 흘러들어갈 때 나오는 전자기장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가상 카르마를 받아들여야 하니까요. 이것이 일본 과학자들이 발견한 새 법칙입니다. 아무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는 상상도 못 했었죠. 신일본 최고의 과학자들이 이 수수께끼를 풀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서방세계에는 이런 얘기를 전혀 모르는 거죠?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손을 쓴 거죠?』
『그쪽 기술은 아직 우리 수준에 이르지를 못했기 때문이죠.』야즈가 슬픈 미소를 짓는다.
『때가 되면 전세계에 현실적인 해결책을 줄 수 있을 겁니다.』『그 동안에는 이 소프트웨어 유해물질을 흡수하도록 인간 스폰지를 사용하는 거구요. 그렇죠? 이건 범죄행위요.』
『아직 환경에 얼마나 유해한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야즈가 항의한다.
『아직은 너무나 새로운 분야입니다.』
『눈앞에 벌어지는 일을 한번 똑똑히 보시오.』
고비는 방글라데시 사람에게 손을 모아 절을 한다.
『저들은 당신들의 저주받은 카르마를 음식 끓이는 화력으로 쓰고 있잖소!』
방글라데시 인은 너무나 아름답고 순수하게 미소지으며 고비에게 마주 절한다.
그의 미소에는 오직 아름다움과 신만이 있을 따름이다.
『안녕하십니까?』
그는 손바닥을 마주치며 인사한다.
그리고 야즈에게도 악의없이 절한다.
야즈가 마주 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