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세계 최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인 미국 인텔社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C 시장의 성장둔화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 능력 확대에 막대한 투자를 해 온 인텔에 위기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텔은 PC의 고성장세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지난 92년부터 올해까지 총1백30억달러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생산 능력 확대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PC의 수요 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1.4분기에도 기업용과 가정용을 불문하고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PC 성장률 둔화가 지속된다면 인텔은 무리한 투자로 인한 엄청난비용 부담에 시달릴 판이다.
시장 조사 회사들은 올 PC시장의 예상 성장률을 당초 지난해의 25%보다낮은 19∼20%로 보았다. 최근 17∼18%로 하향 조정했다.
더욱이 요즘엔 PC 수요를 자극할 만한 호재가 거의 없어 올해 PC 및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이로 인해 인텔이 2,3.4분기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낼 것이며 올 한해 전체로도 한자리 순익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메릴린치의 한 분석가는 작년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작년순익은 전년대비 56% 증가한 36억달러였다.
그러나 이같은 불안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인텔 자신은 물론 어느 누구도인텔이 쉽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일례로 인텔은 많은 PC 업체들의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46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던 1.4분기 예상 매출액을 하향 조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주가도 지난 4일 현재 59달러로 비록 1년전에 비해 20% 가량 떨어졌으나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최근 6개월간 주가 하락폭이 3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하반기이후엔 인텔의 경영이 급속히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윈도 NT 버전이 나오면 인텔의 최신 기종인 펜티엄 프로의 수요가 크게 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 시장 조사 회사 관계자는 펜티엄 프로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인텔의 순익은 내년에 올해보다 30%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과거 486 기종이 주류를 이룰 때는 경쟁 업체들이 많이 있었지만펜티엄을 이후엔 사실상 인텔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수요를 인텔이독식할 경우 다른 업체들과 달리 인텔이 시장 환경 변화의 영향을 덜 받을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이에 따라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지난해 71%에서 올해 8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마진률도 60∼70%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가격을 대폭 낮춰 PC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