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들이 신인사제도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현대·삼성·LG·대우등 그룹사에 이어 쌍용·포스데이타·동양 등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최근정보산업 기술발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연봉제를 비롯 팀제, 변형 근무시간제, 사외이사제, 분야별 전문가 육성제도 등 신인사제도를 앞다퉈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인사제도는 지난 94년 말부터 일부 업체에 의해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최근들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까지 확대되었으며 또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SI업체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특히 유능한 인재를 발굴해 적소에 배치함으로써 기업의 내부 에너지를 극대화시키는 인사제도의 혁신은 빠른 속도로진행되고 있다.
이 신인사제도는 이제 유행에 의해 피부를 가볍게 스치는 「일과성 바람」이 아니라 우리의 산업 뼈속에까지 깊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신인사제도의 특징은 연공서열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중시된다는 점이다.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종전까지 우리 기업체에 만연돼 왔던 연공서열 인사제도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에서 기업체들이 경영 자원의 요체인 인력에 대한 교육과 투자, 능력 위주의 처우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사회가 70~80년대의 고도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돌입함에따라 기업의 인사적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기술 및 산업이 급변하는환경에서 연공서열식의 느린 의사 결정은 기업의 발전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신인사제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신인사제도를 통해 근로구조 변경은 물론 근무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능력있는 인재를 채용하거나 대우하며, 특히 다원화하는 사회에 대응해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 등은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대응한 생존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기업체에서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신인사제도는 회사의 단기적인 성과만을 중시하고 종업원들의 입장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신인사제도로 인해 「早進早退」현상뿐 아니라 「遲進早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팀제나 전문가 제도 등을 통한 연공서열의 타파는 일부 능력있는 인재를 중용하기는 하지만 지난 70~80년대 기업 성장의 견인차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40∼50대를 거리로 내쫓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비록 최근의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새로운 환경에 기민하게 적응하지 못하거나 국제화시대를 맞아 외국어 구사능력, 국제적인 감각등에서 뒤진다고 하여 회사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놓게 하는 것은 오랫동안축적한 경험까지도 버리게 되는 것으로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 볼 때도 중요한 자원의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모름지기 인사제도는 제도 그 자체보다 종업원의 사기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신인사제도의 시행이 일부 신세대나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지않은 동기 유발이 된다 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 상당히 많은사람들에게 마음의 동요를 가져온다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이제 신인사제도를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이 자기 수준에 맞는 인사제도를 개발하는것이다. 기업체들은 종업원의 능력을 계발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자기 기업의 규모나 업종 특성에 맞는 인사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제도의 시행시 발생하는 문제점을 서둘러 보완하고 개선한다면 부작용이 최소화될 것은 당연하다. 신인사제도도 아직까지는 초창기이니만큼 그것이 갖는맹점을 서둘러 보완하는 것을 빠뜨려서는 안되겠다.
인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한번 잘못 이루어지면 적지않은 휴유증을 남긴다. 종업원들의 동의와 공감없이 이루어지는 인사는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