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업계, 12인치웨이퍼 공동프로젝트 시동

차세대반도체 생산에 없어서는 안될 웨이퍼 대구경화에 대응, 일본 주요반도체업체들이 추진하는 「12인치웨이퍼 공동프로젝트」에 시동이 걸렸다.

지난달말경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업체들이 공동출자로 설립한 12인치웨이퍼 제조장비·재료 평가회사인 「반도체첨단테크놀로지(세리트)」는 사업설명회를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이 자리에는 관련업계를 거의 망라하는3백개 이상의 제조업체들이 몰려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NEC·도시바·히타치제작소·후지쯔·미쓰비시電機·오키電氣·마쓰시타電器·산요電機·소니등 10개사가 5억엔씩 출자하는 「세리트」는 제조장비및재료제조업체의 12인치웨이퍼대응 시제품의 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히타치의 생산기술연구소내에 2천2백평방m의 클린룸을 건설, 오는 11월부터 평가활동을 개시한다. 제조장비의 시제품을 실제로 가동해 생산성등을 평가하는 것이 주된 업무로 장비제조업체등에 개선사항을 통보해 준다. 이를 통해 오는 2000년까지 양산라인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할계획이다.

사업설명회에서도 밝혀졌듯이 세리트의 평가작업은 제조장비의 우열을 가리는 품평이 아니고 12인치가공용 장비및 재료의 개발을 가속화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만만치 않다. 실제의 제조프로세스에 근접한 공정에서실험하고 그 결과를 공장에 적용, 6개월내에 채산성여부에 대해 어느정도 결론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대구경화에서는 우선적으로 웨이퍼 그 자체의 품질향상이 필요한 것으로지적되고 있다. 12인치웨이퍼는 표면면적이 8인치의 2배이상으로 휨현상이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단결정실리콘을 웨이퍼로 가공할 때 웨이퍼 표면의평탄도나 온도분포의 편차에 따른 불량품의 발생을 최소화하지 못하면 실용화는 기대할 수 없다.

제조장비에도 과제가 적지않다. 예컨대 8인치웨이퍼 에칭장치의 시간당 처리능력이 고성능에서 약 40장인데 반도체업체는 이 8인치수준의 능력을 12인치에도 요구한다.

이번 공동프로젝트는 반도체의 개발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배경으로한다. 즉 칩 자체의 개발에만 자금을 중점적으로 투입하고 다른 업체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은 공유해 투자부담을 줄이자는 업계의 공통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가 경쟁업체간의 공동작업인 만큼 운영면에서 다양한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예컨대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의 취급문제이다. 이와 관련 세리트와 장비를 들여 온 업체는 권리의 귀속문제를 협의를 통해 결정키로 하고 있다.

그러나 권리에 따른 이해가 적지않은 만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각 업체는 경쟁업체에 기술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에도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12인치웨이퍼기술관련 공동프로젝트는 미국에서도 발족했다. 미·일 두나라 업계간의 경쟁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아무튼 일본이 2000년이후에도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지는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