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IC카드의 효용성

IC카드 기술을 활용한 통합 신분증이 시범 발급되고 있다. 개인에 대한 대부분의 데이터가 카드 한 장에 기록되고, 필요한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의료보험 카드, 국민연금카드등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를 위해 얇은 카드안에 중앙처리장치와 기억장치를 갖추고 운용체계까지 탑재했다고 하니 전자기술의 발전은 경이롭기만 하다.

이 통합신분증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혜택은 사회활동의 편의성향상이라는 점일 것이다. 카드 한 장에 개인에 대한 주요정보가 대부분 수록되어있고 이것을 항상 휴대하고 다니기 때문에 더이상의 개인신분에 대한 증명이필요없게 된다. 무엇 하나 하려고 해도 꼭 필요했던 주민등록 등본, 졸업증명서 등 많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부동산 거래 시에도 인감 증명없이 말 한마디로 거래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IC카드의 사용으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받을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숨기고 싶은 개인만의 비밀을 갖고 있다. 생년월일이밝혀지는 것조차 꺼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물며 병원 이용기록까지 카드 한장에 담겨 있다는 것은 어쩐지 꺼림칙하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중요한 카드를 분실한다면 엄청난 개인적인 손실이 발생할 소지가 있을 것이다.

IC카드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전자 및 정보기술이 집약돼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은 보안기술이다. 카드의 내용이 임의로 변경돼도 안되고, 또 무자격자에 의해 읽혀도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카드 소지자가 진정한 본인인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되며, 종이에 서명한것과 동일하게 자신의 의사에 책임을 지게 하는 디지털 서명기술도 도입되고있다. IC카드 신분증은 소지자 본인에게는 강력한 신분 증명의 수단이 되고,이를 악용하려는 타인에게는 플라스틱조각에 불과하게 된다.

IC카드의 응용분야는 신분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금융분야에 있어 IC카드의 응용은 우리의 경제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 준다. 지금 널리 쓰여지고있는 신용카드의 기능이 IC카드의 채택으로 더욱더 편리하게 활용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전화기 카드처럼 일정금액을 미리 저장해 두고 조금씩 빼내어쓰는 선불카드, 계산 즉시 자기 계좌에서 예금이 인출되는 직불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이 동원됨으로써 상황에 맞춰 자유로이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전통 사회에서는 계산대에서 지갑을 꺼내는 것보다는 『내 앞으로 달아 두게』하는 한마디 말?

무선 IC카드는 무선기술을 IC카드에 채택한 것으로 단말기 옆을 스치고 지나치기만 해도 기록내용을 읽어 낼 수 있으므로 버스요금 징수, 톨게이트 요금징수 등에 본격 활용될 전망이다. 버스를 타며 더 이상 동전을 헤아리지않아도 되며 자동차는 톨게이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 속도 그대로지나쳐도 되는 것이다.

IC카드 관련기술은 우리 생활에 편익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관련산업은 훌륭한 수출산업으로 국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IC카드 통합신분증을 전 국민을 상대로 확대 발급하게 되면 안정된 내수기반이 생기게 되며, 이에 따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관련된 제품을 생산 가능하게 될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대부분이 IC카드를 갖게 됨으로써 이에 대한 응용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관련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검증되고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전체주의적인 통제수단으로 보일 수도 있는 통합 신분증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은 너무나 많다. 통제의 측면을 너무 강조해 통합 신분증의 도입을 꺼려서는 안된다. 이는 칼이나 화약이라는 없어서는 안될 문명의 이기를 폭력 및 압제의 상징으로 여겨 이용하지 않는 것과 같을 것이다. 문명의 이기는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단지 인간이 이를 어떻게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우 편리한 문명의 이기가 되거나, 아니면 국민의 행동을 지배하는 강력한 통제수단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 신분증을 단계적으로 확대 ?

〈한국산업표준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