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정보통신 망번호체계 개선 배경

이번에 정보통신부가 마련한 정보통신 번호체계 개선안은 주로 ▲신규사업자의 다수 출현에 따른 번호자원 확보와 ▲통일에 대비한 지역번호 확보라는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현재 기술개발단계에 있는 미래의 통신서비스들이 머지않아 상용화될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번호계획 수립도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올상반기 중으로 30여개에 달하는 신규 통신사업자를 허가할 예정인데다 98년 이후에는 통신사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번호계획 수립의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가 이들 사업자들에 대한 번호자원을 확보해 두고 번호배분의 원칙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에 번호체계 개선(안)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 통일에 대비한 지역번호 확보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네 자리수를 기본으로 1백44개 단위로 쪼개져있는 시외전화 지역번호를 세 자리수로 줄여 광역지자체 단위로 단일화하는것이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져 있다.

우선 29일 열린 세미나에서 제시된 신규통신사업자에 대한 번호부여 방안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국제전화는 003,007계열의 기존 사업자 부가서비스 번호를 001,002로 통합하고 제3국제전화사업자에게 00X계열의 망식별번호를 할당한다. 무선데이터통신은 데이터통신 식별번호인 014XX내에서 처리한다. 무선호출 제3사업자는제2사업자 식별번호인 015를 함께 쓰도록 하고 여유국 번호를 배정한다. 주파수공용통신은 013X(X)내에서 여유번호를 확보하여 예비로 남겨 둔다. 개인휴대통신은 018을 배정한다.

다만 개인휴대통신(PCS)의 경우는 장기적인 번호구조 정립방안과 관련해예비번호블럭으로 할당된 07X 또는 09X를 사용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통일에 대비한 지역번호 확보차원에서 시외전화 지역번호를 광역화하는 방안이 이번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지역번호 광역화는 0XX계열 식별번호 중에서 지역번호가 가장 많은 영역을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번호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가장 좋은 정비 대상이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지역번호 광역화안은 크게 두가지다. 현재 02에서 06X까지 차지하고 있는 지역번호블럭을 남북통일에 대비해 남한에서는 02,03X,04X까지 사용하고 05X,06X를 북한지역번호로 할당하는 방안과 전환비용 최소화를 고려해 도단위로 02에서 06X로 통합하고 남한지역번호와 북한지역번호를 수직 분할하는 방안이다.

현행 1백44개의 번호권을 통합하는 방법도 특별시, 광역시, 도의 15개 번호권으로 하는 방안과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등 5개 번호권으로 통합해 지역번호는 두 자리로, 가입자번호는 여덟 자리로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난해 3월 지역번호 광역화 계획을 수립, 정부에 건의한 한국통신은 올해11월부터 이를 실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제2시외전화사업자인데이콤은 시외전화시장 축소와 시내접속료 인상등을 이유로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은 번호권을 광역화하더라도 시외전화요금체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번호권과 통화권은다른 사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화권의 광역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은아니다. 당연히 통화권 광역화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시내전화요금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은 이같은 정부 및 한국통신의 광역화 계획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통화권과 번호권이 같아지든 달라지든 데이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쟁여건이 된다는 주장이다.

통화권이 번호권과 같아지면 시외전화시장이 축소되는 동시에 한국통신에지불해야 할 시내접속료가 많아지게 되며 통화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데이콤 시외전화 이용방법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 현재는 세자리만 더 누르면 되지만 이럴 경우 많게는 일곱자리나 더 눌러야 하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기때문이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