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195)

고비는 예를 들어 남자가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도 알 수가 있다.

흰죽과 야채, 그리고 그것을 헹궈내린 보리차.

그는 사무라이의 성적 사고형태까지도 알 수가 있었다. 전날 밤의 창녀의냄새가 추하게 풍겨나온다.

그때, 고비는 사무라이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찾던 것을 찾아낸다. 여기 있다.

아이콘을 클릭하니 이미지가 보인다.

사무라이의 최악의 악몽에 나오는 이미지다.

고비는 재빨리 그 이미지를 다운로드한다.

그리고는 파일을 닫고 도구상자를 연다. 이것이야말로 그가 찾던 것이다.

악몽 유틸리티.

조금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무라이는 고비의 가마문을 툭툭 건드린다.

『아가씨, 문을 열어보세요!』

그는 웃으며 동료에게 한쪽 눈을 감아보인다.

『필요하면 도와드릴까?』

『도와만 드리겠수, 더한 것도 해드리지!』

두 번째 사무라이가 같이 농을 지껄인다.

그러나 고비의 가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딸한테 무슨 문제 있소?』

사무라이가 유키에게로 돌아서서 묻는다.

『수줍음을 타는 거요? 아니면 혹시 우릴 속인 것 아니오?』사무라이는 검에 손을 얹으며 언제든 내려칠 자세로 문을 열어젖힌다.

가마 속에는 머리서부터 어깨까지 내려오는 실크 숄을 걸치고 고개를 숙인채 젊은 여자 아이가 앉아 있다.

『얼굴을 들어라!』

사무라이가 명한다. 그의 동료도 검에 손을 얹은 채 뒤에 서 있다.

유키가 애원하기 시작한다.

『제발, 봐주세요, 네? 도저히 얼굴을 보일 수가 없답니다. 마마를 앓은지 얼마 안돼서 얼굴이 말이 아니예요. 제발!』

『마마라고?』 두 사무라이가 흠칫 뒤로 물러선다.

그러더니 둘 중에 겁이 적은 사무라이가 다시 앞으로 다가선다.

그는 가마 속에 어깨를 구부리고, 앉아 있는 여자에게 얼굴을 갖다댄다.

『마마라고?』 그는 킁킁 냄새를 맡는다. 여자아이의 얼굴에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이다.

『자, 봅시다. 내가 판정해주지. 그 이쁜 얼굴 한번 내밀어봐요, 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