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WLL 先표준화 後상용화 문제많다"

정부의 무선가입자망(WLL)장비 先 표준화, 後 상용화 방침에 일부 업체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최근 WLL장비의 국제경쟁력 확보를위해 무선접속방식을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방식으로 단일화할방침인 것과 관련, 업계가 표준제정의 경직성과 개발 일정의 지연을 이유로先표준화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WLL망 구축을 준비한 한국통신·데이콤등 통신사업자와 WLL장비 개발을 추진중인 삼성전자 등은 디지털 WLL기술이 세계적으로도 개발초기단계에 있어 표준을 제정할 경우 시장대응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정부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업계는 WLL이 유선전화망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독자적인 무선망이 아닌 데다 한정된 가입자를 기반으로 이동하지 않는 고정무선국이라는 점을 들어 시급히 표준을 제정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리안 고속데이터회선 확보와 시외·국제전화서비스의 회선확충을 이유로지난 2월 정보통신부에 WLL용 주파수할당을 요청한 데이콤은 표준을 제정할경우 상용화 일정이 늦어지고 장비의 다양성도 떨어진다며 先 경쟁 개발, 後표준화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IDC, 독일 지멘스 등과 제휴해 WLL장비 개발을 추진해 온삼성전자도 국내 표준이 제정될 경우 자사가 개발한 기술이 국내에서 사장될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난복구와 도서벽지용으로 10.5MHz대역의 WLL 주파수를 배정받은 한국통신도 국내 표준을 제정할 경우 상용화 시기가 98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해 허가받은 주파수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이동통신은 올해 말까지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의 WLL장비가 자사에 의해 개발완료될 예정이어서 시기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되지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업계가 WLL기술의 표준화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가운데 주무부처인정보통신부 내에서도 정보통신정책실과 전파관리국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WLL표준화를 둘러싼 논란이 통신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할 조짐이다.

한편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을 기반으로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용 무선접속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여기에서개발된 기술을 WLL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97년까지 시제품을 개발, 98년경상용화할 계획이다.

〈최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