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집중조명 가전제품 허와 실 (7);TV-대우전자 개벽 X5

「정보화시대의 멀티미디어TV」.

대우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컬러TV신제품 「개벽 X5」를이렇게 말한다. 이 말은 다가오는 정보화 및 멀티미디어시대에 대응해 각종첨단기능을 부가한 TV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회사의 주장만큼 이 제품은 기존 TV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기능이 적지않다.

화면비율이 4대3인 기존TV로 16대9의 와이드영상을 볼 수 있고 화면을 좌우 뿐만 아니라 상하로 나눠 두개의 와이드화면을 동시에 즐기며 한 화면에한꺼번에 9개의 화면을 담아 방송국을 탐색할 수 수 있다. 또 특정 순간의화면을 일시 정지시키는 기능과 화면에 나타난 아이콘 방식의 그림을 선택해기능을 작동하는 메뉴선택기능도 갖췄다. 이밖에 오디오시스템에만 채용된이퀄라이저가 처음 채용됐다.

이 회사는 이 제품을 TV의 주력 제품으로 육성할 방침인데 디자인과 기능을 차별화한 「개벽 X4」와 「개벽 X3」 등 후속모델을 지난해말과 올초 잇따라 내놓았고 광폭TV와 결합시킨 제품도 개발중이다.

「개벽 X5」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4대3TV로 와이드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손꼽힌다.

이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광폭브라운관을 채용하지 않으면 와이드영상을볼 수 없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다.

「개벽 X5」는 이 문제를 와이드영상 수신회로를 내장하고 화면의 상하 일부에 검은 여백을 둠으로써 해결했다. 4대3TV로도 와이드영상을 볼 수 있게된 것이다.

그런데 이 기능에는 적잖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단 와이드화면의 크기가 작다. 29인치짜리 「개벽 X5」의 와이드화면은24인치짜리 광폭TV의 화면크기와 비슷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개벽 X5」의 와이드화면은 기존 화면보다 화질이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아래 위에 여백을 두면서 약 2백여개 주사선을 사용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5백25개인 주사선을 모두 사용하는 광폭TV보다 화질이 떨어질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와이드화면을 2개 또는 9개로 분할할 경우에는 각 화면에서 색번짐이생기거나 화면사이의 간섭현상이 심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아직 이제품의 와이드영상 재현 메커니즘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우전자측은 회로설계만으로 4대3TV로 와이드영상을 구현하기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이 제품은 기존TV로 와이드영상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다는 점을빼면 이 제품이 와이드TV라는 대우전자의 주장은 과장됐다.

이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대우전자는 최근 「개벽 X5」의 각종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광폭브라운관을 채용한 제품을 개발중이다.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각종 기능을 화면상으로 작동시키는 등 멀티미디어 형태의 기능이 대거 채용됐다는 점이다.

요즘 나오는 TV에는 화면표시기능(OSD)이 곧잘 채용되지만 이 제품은 이를한결 강화한 제품이다. 마치 식단처럼 꾸며진 각종 그림메뉴가 화면에 뜨면시청자는 이 가운데 리모컨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특히 PC사용자 등 젊은층으로부터 이 기능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대우전자측은 밝혔다.

그런데 이 기능은 배경 화면에 따라 구별이 잘 안되는 등의 문제를 안고있다. 또 리모컨으로 곧바로 작동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불편하다는소비자들도 일부 있다.

일시 화면 정지 기능의 경우 이를 TV내에 메모리를 두고 저장하는 방식이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더욱이 이들 기능을 대우전자가 주장대로 멀티미디어기능이라고 보기 힘들다. 이를테면 화면 일시정지기능의 경우 두 개의 화면이 나올 때 한 화면을그대로 둔 채 다른 화면에 이 기능을 적용시킬 수 없다.

이 제품의 멀티미디어 기능이란 기존 기능을 보완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벽 X5」는 초보적이나마 PC와 TV가 융합되는 최근추세를 반영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보면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대우전자의 「개벽 X5」는 기존 제품과 화질이 동일하고특정 화면에서는 오히려 화질이 떨어지는 등 화질면에서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지만 사용의 편리성과 새로운 TV개념의 창출면에서는 기존 제품보다 한결나아진 제품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