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전자산업 "푸대접론"

전자산업계에서 최근 정부의 전자산업에 대한 푸대접론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직제개편 및 업무분장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다.

94년말 정부조직 개편때 통상산업부내 전자정책과·정보진흥과·부품반도체과·생활전자과·전기공업과 등 5개과였던 전자공업국을 생활공업국에 흡수시켜 전자기기과·전자부품과·전자공업과 등 3개과로 축소하자 전자업계에선 정부가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을 홀대,기구를 축소조정한것이라는 비판이강하게 일어난바 있다.

매년 30% 이상의 고도성장으로 우리나라 수출산업을 주도해 오고 있는 전자산업에 대해 정부가 정책담당과를 축소한것은 업계의 사기를 생각해서도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전자산업은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이 요구되는 분야인데도 이를 2개의 섬유 생필품관련과와 묶어 생활공업국 소관으로 넘긴것은 첨단산업의 발전 추세로 보나 전자산업의 파급효과성을 놓고 보아 부적절했다는 것이 당시전자산업계의 시각이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정부의 전자산업에 대한 홀대 문제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전자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의 경기가 눈에 띄게 하강조짐을 보이고 있고 수출 또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것으로 우려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과성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정부에서도 올들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국제수지의 개선을 위해 수입유발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수출을 촉진하는 등 여러가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고 있어 이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수출 독려에 대한 전자업계의 불만은 단순한 피해의식에서나온 것만은 아니다.

전자산업계는 그동안 반도체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세인하 등여러가지 방안을 건의한바 있으나 지금까지 실현된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솔직한 평가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인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과장직은 작은정부를 지향하고있는 현체제에서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그런데도 반도체산업을 담당하는 전자부품과장이 그동안 1년도 채우지 못하는 잦은 인사이동으로 정책의 연속성을 살리지 못하고있다는 지적이 있다.

더욱이 전자부품과장 자리를 현재까지 4개월째 공석으로 남겨둔채 후임자발령을 미루고 있다는 것은 내부사정이 어떻든 간에 정부의 전자산업에 대한무관심과 홀대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특히 정부의현 전자산업 관련 업무 분장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섬유생활」과 같은 「전자 생활」로 인식되는 생활공업국에서의 업무관장이 전자산업에 대한 현정부의 인식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면 업무분장을 새롭게 해야 한다.

따라서 전자공업국을 부활시키든지 아니면 기초공업국의 일부를 분리하여별도의 산업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옳다고본다.

최근 통산부는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슴에도 탄력적으로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더욱이 반도체 이후의 수출주력제품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날로 확대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에대한 명확한 입장을 갖지 못하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산업비전을 갖지 못하는 수출정책으로 악화되고 있는 무역수지의 개선이 가능한 지 통산부의 입장을 듣고 싶다.

정부는 지난 1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35개부처의 직제개정안을 의결한바있지만 통산부에 대해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전자산업계가 느끼고 있는 푸대접론의 근인을 살펴보고 이를 불식시키는데 노력을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자산업이 명실공히 우리 수출의 근간을 이루고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