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25)

『자, 착하지....』

셔파의 손길에 신발은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배도 쓰다듬어 달라고 등으로눕는다.

『그건 안돼. 네가 어딜 돌아다녔는지 내가 어떻게 믿니?』『히야!』

쿤달리니가 감탄한다.

『여기 정말 희한한 동넨데?』

『자, 이제 가.』

코트를 손으로 털며 일어나 셔파가 말한다.

지구신발은 덤불 속의 형제들에게 돌아간다.

『굉장히 빨리 번식하고 있어.』

셔파가 말한다.

『아까도 말했지만 여기 사정이 많이 달라졌어. 산행객들이 신발 한 두 짝을 놓고 가면,』

셔파가 어깨를 으쓱한다.

『물론 이건 내 추측이지만 매개변수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 같아. 시스템에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고 있거든.』

『걸어다니는 돌연변이들 말야?』

『그래.... 잠깐, 저 소리 들리니?』

그가 잠시 귀를 기울인다.

『아니, 안 들려. 무슨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 것도 아냐.』 셔파가 말을 잇는다.

『그냥 좀 이상해서. 갑자기 모든 게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지구신발들이다 없어졌어. 꼼짝도 않고 찍 소리도 안 내잖아.』 그때 둘 다에게 들린다.

칼이 바람을 가르는 것같 은 소리, 그리고 운영 시스템과 안 맞는 사고를 따라잡으려고 하는 미친 발 소리.

세상에맙소사세상에맙소사세상에맙소사....

쿤달리니의 가슴은 고요한 연못 위에 통통 튕겨가는 조각돌처럼 뛰기 시작한다.

『로랭이야!』

셔파가 경고한다.

그들은 커브를 돌아 나타난다.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텅 빈 듯한 표정이었지만 옛날 티벳 사람같은 옷을 입고 있다. 1950년 공산 중국의 침략보다 더전의 지난 세기의 옷이다. 마치 여기로 오라는 듯이 손을 흔들고 있다.

『맙소사!』

셔파는 천천히 왔다갔다 하는 움직임과 눈을 굴리는 모습을 관찰한다.

『저들은 그돈이야!』

『그돈이라니?』

아이는 다리가 얼어붙은 것처럼 꼼짝도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