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임직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화합을 위해 마련된 전자우편상의「나도한마디」라는 온라인 대화방에서 얼마전에 다음과 같은 유머를 읽은적이 있다.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자 화난 아버지가 아들을 향해 소리친다.
『너는 내가 몇 번을 불렀는데도 대답을 안해 도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래?』
『웨이터요.』
『….』
정치적 민주화 과정과 부의 분배 문제에 대한 갈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한고통속을 헤치며 지나온 70년대, 80년대를 보내고 90년대도 이제 반이상을보냈다. 그 많은 어려움속에도 한국은 아시아경제권의 주역으로 미래에 가장촉망받는 국가로 지목받고 있다. 세계 12위의 무역대국, 떠오르는 아시아의용, 2002년 월드컵 유치국 등등 이제는 한국의 상징이 더욱 긍정적인 것으로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의 이상향은 이런 것만으로는 그려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다음 세기로 넘어가기 전에 바꿔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지난 몇 년간 계속된 인재성 사고로 무고한 생명들이 과거의 무책임에 대한 업보를 짊어지고 떠나갔지만 내일 또 누군가가 우리의 잘못으로 같은 희생을 당할지 모르는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비만 오면 강물에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이 생명보다 더욱의미가 있다는 물질만능의 황폐한 인성이 우리들 속에 남아 있다. 또 우리는경제가 가져다 준 편안함과 풍족함으로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속의 일류급 시민이라는 의식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심정적인 것」일 뿐이다. 외국어 하나 정도는 하는지, 자국문화에 대한 자존심과 외국문화에 대한 수용성은 얼마나 큰지, 남에게 폐가 되는 일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지, 장애인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이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 도덕성에 자각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힘을 하나로모을 수 있는 도덕적 힘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개탄하는 한 종교지도자의 말처럼 「正道를 가는 것」이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져야 한다. 세계시민의 평가 척도를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기업도 성공의 요건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 말이 쉽지 기업이실제로 이것을 현실화시키기는 어렵다. 기존의 익숙한 프로세스와 마인드를바꿔야 하고 필요한 제도와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당장 효과보기가힘들고 쉬워보이는 길이 많기 때문이다.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80년대초부터 불황에 빠졌던 미국경제는 92년부터 회복기에 접어들었고 최근 2, 3년간은 어느 선진국보다도 빠른 속도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미국경제가끝나가는 것이 아니고 체질개선을 위한 조정기를 맞고 있다」는 예측이 적중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경영혁신과 정보과학기술의 혁명적 발전에 힘입어새롭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가치창조의 철학아래 장기적인 안목으로 체질과 체제를 개편한 결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 얼마전 IMD에서 발표된 세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은 종합순위가 지난해 26위에서 오히려 한계단 하락했다고 해서 소동이 있었다. 국제화와 정보, 금융분야등이 이 수치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약이라고 생각하자.
끊임없는 선택과 시행착오속에서 미래에 대비하는 길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변혁을 단행하는 길 뿐이다. 의식개혁과 도덕성 회복, 제도와 정보인프라의 구축 등이 그것이다. 남과 북의 체제선택 이후 반세기만의 놀라운 결과를 볼 때마다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한국의 미래」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커서 뭐가 되려 그래?』
『일류국가요.』
이 대답이 난센스가 되게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다.
〈(주)LGEDS시스템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