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전자, LAN장비 국산화의지 퇴색

삼성전자의 근거리통신망(LAN)장비에대한 국산화 의지가 퇴색하고 있다.

그동안 LAN장비 국산화에 가장 앞장서왔던 삼성전자가 자사의 라우터를제쳐놓고 시스코시스템즈의 「라우터 2500」 기종을 국내에서 생산,자사상표를부착해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때문이다.

삼성은 이를위해 지난달 중순경 시스코시스템즈 본사에서 파견한 인사와이에 관한 세부사항을 협의,협력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삼성이 과거에 취해온 행보와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게 업계의 의견이다.

당초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스코시스템즈가 국내 대기업들과 공동으로 합작사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LAN장비 국산화」라는 명분에 맞지않는다며 반대의사를 표명했었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LAN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는 LAN연구조합을 결성하는데큰 몫을 담당하기도 했다.

속사정이야 어떻든간에 삼성전자는 LAN장비 국산화를 위해 활발한 작업을벌여왔으며 대기업이 이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실제로 삼성은 올해초에도 2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저가형 및 모듈형라우터와 스위칭허브 등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네트워크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의지를 매우 높이 샀으며 삼성전자가 외국 업체로부터 국내 네트워크업계를 보호하는 방패막으로 역할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 삼성의 라우터 OEM생산 계획은 네트워크업계에 적지않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물론 국산 LAN장비에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않은 상황에서 삼성측에 모든짐을 지울수는 없다.그러나 삼성전자가 그동안 LAN장비의 국산화를위해 쏟아온 의지와 개발의욕이 일순간에 물거품으로 변하는것 아닌가 하는게 뜻있는 관계자들의 걱정이다

<이일주 기자>